트럼프, '충성파' 중심으로 초고속 인선…이민·대중 정책 '강경파'
[트럼프 시대]'트럼프 제2의 고향' 플로리다 기반으로 한 인물만 3명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수지 와일스(67) 백악관 비서실장 임명을 시작으로 국무부 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을 잇달아 지명하며 인선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성명에서 "수지는 강하고 똑똑하며 혁신적이며 보편적으로 존경받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와일스는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 될 예정이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 대통령의 심복으로, 대통령이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누구와 대화하는지 결정하는 데 의견을 준다. 이 과정에서 '듣기 싫은 말'도 해야 한다. 와일스는 정교하고 세밀한 선거 운동을 추진한 것은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와일스는 40년 이상 정계에 몸담으며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1990년 당시 플로리다주 잭슨빌 시장을 맡고 있던 존 딜라니의 수석 보좌관을 지내다,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이었던 틸리 파울러 밑에서 일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인 릭 스콧의 당선이 혁혁한 공신을 세웠고,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경합주로 분류되던 플로리다주에서 승리를 거머쥐도록 도왔다. 2018년에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선거 캠프를 이끌었다.
취임 첫날부터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은 이민 관련 기관의 수장들도 우선적으로 뽑고 있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은 11일 새 정부의 국경 담당 차르(czar)로 톰 호먼(62)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내정했다. 다른 장관도 아닌 '국경 차르'를 먼저 발표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얼마나 이민 정책에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호먼은 트럼프 1기에서 1년 반 동안 일한 인물로, 아직 '국경 차르'가 맡을 임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국경 관련 기관을 감독하는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는 11일 크리스티 놈(53)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명됐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놈 주지사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며 "이는 트럼프가 이민 공약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CBP), ICE, 연방 재난관리청(FEMA), 미국 비밀경호국(USSS) 등 광범위한 기관을 감독하는 업무를 맡는다.
대중 강경파의 발탁도 눈에 띈다. 외무부 장관 격인 국무장관에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53·플로리다)이,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50·플로리다)이 지명됐다.
루비오 의원은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나 2000년 공화당 소속으로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10년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당선됐다. 당시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미국의 보수 세력을 이끌 젊은 정치인으로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2016년 대선에 경선 주자로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했는데 당시 경쟁자 트럼프 당선인과는 토론에서 인신공격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후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뒤 트럼프 당선인에게 지지를 표명하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왈츠 의원 역시 플로리다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지난 5일 열린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제임스 스톡턴을 꺾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처럼 트럼프 2기에는 와일스와 루비오 의원, 왈츠 의원 등 플로리다주에서 활약했던 인물이 눈에 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하원 의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엘리스 스터파닉(40·뉴욕) 하원의원을 주유엔 미국대사에,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39)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리 젤딘(44) 전 하원의원을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지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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