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몸, 내 선택", "여자는 부엌으로"…트럼프 당선후 여혐 표현 급증

여혐 표현 최대 4600% ↑…극우 평론가 여혐 게시물 조회수 9000만 넘어
미 전역 흑인들에 노예제도 연상시키는 익명 메시지도 발송

9월~11월 온라인 여성혐오 표현 언급 빈도.(사진은 전략대화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전략대화연구소(ISD)는 4일부터 6일까지 X(옛 트위터), 틱톡, 페이스북, 레딧 등 온라인에서 여성 혐오 표현의 언급 빈도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ISD는 그 결과 X에서 '네 몸, 내 선택'과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표현이 언급된 횟수가 460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성 참정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19조를 폐지하라는 표현도 1주일 전에 비해 663% 증가했다.

'네 몸, 내 선택'은 여성의 낙태권을 옹호하는 '내 몸, 내 선택'을 비꼰 표현이다. 이는 극우·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정치 평론가인 닉 푸엔테스가 대선 당일인 지난 5일 X에 "네 몸, 내 선택. 영원히"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푸엔테스의 X 게시글은 현재까지 9127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담은 표현이다.

극우 성향의 정치 평론가인 존 밀러가 자신의 X 계정에 "여성들이 성(性)파업을 위협한다"고 적은 게시물도 현재까지 8531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 이후 일부 미국 여성들이 '비연애·비성관계·비혼·비출산'을 추구하는 '4B 운동'에 동참하는 것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게시물이 "강간 행위를 미화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X는 이 문제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X는 특정 개인을 겨냥한 학대나 위협 행위만을 금지한다.

반면 틱톡 대변인은 '네 몸, 내 선택'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한다며 이 표현을 비판하려는 목적이 아니면 이를 담은 게시물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또 대선을 전후해 약 1주일 동안 미국 전역의 흑인들이 과거 노예제도를 연상시키는 "너희는 가장 가까운 농장에서 목화나 따기 위해 선택됐다"는 익명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연방 및 주 당국은 이 메시지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