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하루 10달러 보육제…부모는 화색, 보육 현장은 난색[통신One]
추가 지원 없이는 보육 서비스 질 유지 어려워
학부모, 보육비 인하에도 자리 확보는 여전히 치열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하루 10달러 보육 지원 제도가 여러 가정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2021년 발표된 CWELCC(조기 학습 및 아동 보육) 계획에 따라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보육비를 하루 10달러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6년까지 전국에 25만 개의 보육 공간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각 주와 협력하여 보육비를 절반 이하로 낮추고, 더 많은 가정이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책이 시작되었음에도 여전히 대기 명단에 오르는 가정이 많다. 아이가 갓 태어난 부모들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긴 시간 기다려야 하고, 특히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자리를 찾는 것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보육비 부담이 줄어든 것은 반가운 변화이지만, 자리를 확보하는 어려움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보육 운영자들 또한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혔다. 보육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교사와 종사자들이 적절한 보수를 받지 못하면서 이탈이 잦아지는 것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온타리오주의 공공 정책 코디네이터 캐럴린 펀스는 "유아 교육자들이 여전히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상황이 현장에서 인력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육 시설 확충에 대한 정부의 목표 또한 운영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과 공간 확보 문제로 비영리 운영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토론토 대학교의 보육 정책 연구원 케리 맥콰이그는 “대다수 보육 프로그램이 작은 자발적 조직에서 운영되고 있어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현실적인 한계를 설명했다.
매니토바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자치 단체와 협력하여 사전 제작된 구성 요소를 활용한 보육 시설을 20개 이상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존 건설 방식보다 빠르게 완공할 수 있어 약 9개월 만에 시설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하루 10달러 보육비가 부모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지만, 운영자들에게는 운영비 상승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온타리오주에서는 행정적인 절차가 복잡해지며 자금 지원 방식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는 운영자들도 많다.
온타리오의 비영리 보육 단체 ‘NYAD Community Inc’.의 다니엘 위틱은 “모두가 급히 움직이고 있으며,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시간도 부족하다”라고 토로하며, 행정 부담이 운영을 방해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일부 운영자들은 정책 개선을 요구하며 의회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앨버타의 보육 시설 운영자 크리스탈 처처는 "이 프로그램이 없어지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지원 방식이 보육 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보육비용을 낮추고 보육 교사들의 임금을 개선하며, 보육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중앙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각 주가 자율적으로 운영 방식을 선택하면서 주마다 정책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매니토바 대학교의 수잔 프렌티스 교수는 "연방 정부는 각 주에 자금을 지원하되, 책임 있는 운영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보육 정책 전문가 케리 맥콰이그는 하루 10달러 보육 제도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지만,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방과 주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25만 개의 보육 공간이 마련되더라도 여전히 보육을 원하는 가족의 절반 이상은 자리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보육 지원책은 부모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지만, 운영자와 보육 종사자들이 마주한 어려움 또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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