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든 말든 여성 보호하겠다'…해리스 "트럼프 발언은 '모욕적'"

트럼프 "여성 보호자라는 말 참모들이 말라고 하지만 한다"
해리스 "여성의 자유와 지성 인정않는 모욕적 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록키마운트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완전히 무능한 사람으로 아무도 그녀를 존중하지 않는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4.10.3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자신이 여성의 보호자가 되겠다'고 30일(현지시간) 밤 유세에서 다시 말하면서 민주당이 여성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 생각이 매우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

3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여성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는데 전날도 역시 이 말을 하면서 자신의 고문이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해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내 사람들이 4주 전쯤에 나에게 말했다. 나는 항상 '나는 국민을 보호하고 싶다. 우리나라 여성을 보호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그런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그들은 '저희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서 본인은 "'왜지? 나는 대통령이다. 우리나라 여성을 보호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들은 '그냥 그렇게 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렸다는 설명이다.

트럼프는 그럼에도 자신이 계속해서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바로 다음 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 발언이 트럼프가 여성을 어떻게 보는지 보여주고 여성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이 말이 "여성이 자기 신체를 포함한 자기 삶에 대한 결정권, 권한, 권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매우 모욕적"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그날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그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성의 자유나 지성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이후 내내 해리스의 공격 포인트가 됐다. 해리스는 X에 "그(트럼프)가 여성의 생식권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증하고, 강화한다"고 썼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31일 트럼프가 "수백만 명의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면 모든 여성을 위해 미국을 다시 강하고 안전하며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리빗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을 대우하는 미디어의 부정적 묘사는 전적으로 거짓”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WP는 2016 대선에서 유출되어 논란이 됐던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 유출 사건 등을 끄집어내며 다시 트럼프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았다. 액세스 할리우드 사건은 트럼프가 2005년 10월 NBC의 예능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의 촬영 도중 버스를 타고 스튜디오로 이동하면서 진행자 빌리 부시와 나눴던 대화 내용이 유출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도 트럼프는 유명인이 되면 여성에게 그냥 키스하면 된다는 여성 모욕적인 말을 했다. 트럼프는 "내가 아름다운 사람에게 자동으로 끌린다는 것을 안다, 그냥 키스하면 된다. 스타가 되면 그들은 당신이 하도록 내버려둔다.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