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북한군 러 파병 규탄…美 "북한군, 시신으로 돌아갈 것"(종합)

(서울=뉴스1) 이창규 강민경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격렬한 공방을 펼쳤다. 한국과 미국 등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규탄한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북한군의 파병을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의 주장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30일(현지시간)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 병사들이 전장에 투입된다면 이는 분쟁이 더욱 심각하게 고조되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드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이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북한의 불법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이 수십 년간 세계를 핵 전쟁으로부터 보호해 온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며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 기록을 가진 '왕따 국가'(parish)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러시아는 절박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북한과 군사 동맹을 맺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 병사들을 배치하려는 결정은 이미 5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겪으며 점점 더 절박해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로 해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드 대사는 또 러시아가 북한군에 무기와 훈련을 제공하는 것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드 대사는 북한을 향해서도 "북한군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진입한다면 반드시 시신 가방에 담겨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그런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재고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까지 서로의 공모를 완전히 부인해 왔으나 이제 그들은 '국제법 규정에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인정하고 있다"며 "그들의 태도 변화는 자신들의 활동이 실제로 불법적이고 부당하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여러 안보리 결의안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유엔 헌장의 원칙을 완전히 위반하는 침략 행위를 지원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주재 일본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평양 방문 중 북한과의 군사 기술 협력 강화를 배제하지 않다"며 "이는 책임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을 경우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 사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북한과의 협력이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군사 및 기타 분야에서 북한과 상호 작용하는 것은 국제법에 부합하며 이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러시아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네벤자 대사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배치 보도에 대해선 "단순한 주장에 불과하다"며 "설득력 있는 증거가 부족하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실제적 문제에서 초점을 돌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에 대해 말하는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왜 미국과 동맹국들은 자신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권리가 있고 러시아의 동맹국들은 똑같은 권리가 없다는 잘못된 논리를 강요하려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세르지 키슬리차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어떤 국가도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지 않다"며 "전면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지원을 받는 것은 유엔 헌장을 뻔뻔스럽게 위반하는 것이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견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과 서방 국가의 계속되는 위험한 시도로 인해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 이익이 위협을 받고 우리가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된다면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북한과 러시아는 상호 안보와 상황 전개에 대해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