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리더" 트럼프 뒷심…"너무 늙었다" 해리스 공격에 요지부동

트럼프 '고령 리스크' 부메랑에도 콘크리트 지지율
폭스뉴스 설문' 55% 대 45%' 해리스보다 리더십 우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도착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4.10.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와 그의 캠프가 공화당의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고령 리스크를 부각해 전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했던 대로 고스란히 되갚아주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해리스 후보의 정신·신체적 건강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트럼프가 더 강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리스는 최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타운홀 유세를 갑자기 중단하고 39분 동안 자신이 선곡한 노래에 춤을 추었을 때 SNS에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Hope he’s okay)"라고 딱 세 마디를 썼다. 트럼프가 조지아에서 여성 청중들 앞에서 자신이 "IVF(체외수정)의 아버지"라고 선언한 데 대해서도 해리스는 위스콘신 유세에서 그 부분의 폭스 뉴스 영상을 보여주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물으며 박장대소했다.

그 후에도 트럼프가 피곤 때문에 일부 인터뷰를 취소했다는 보도 등을 반복해 강조하며 해리스는 트럼프가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체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청중들에게 "그가 질문에 답하거나 집회에서 연설할 때, 대본에서 벗어나 횡설수설하는 걸 알아차렸나" 물으며 "그는 (이제 남은) 평생 생각을 마무리 지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60세의 해리스는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78세의 트럼프에게 노화와 명석함에 대해 전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받았던 공격을 되갚아줬다. 약간 다른 점은 해리스의 경우 트럼프를 늙었을 뿐만 아니라 불안정하고, 정신 나간 사람, 즉 "통제받지 않는 권력"을 축적하려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배에 대한 그의 갈증은 민주주의와 미국 국민의 안전을 모두 위험에 빠뜨릴 인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토끼만큼의 에너지가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고 해리스도 인터뷰 등을 하느라 주요 유세를 포기했던 것을 조롱했다. 또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두 사람을 비교하면 트럼프가 훨씬 더 많은 미디어에 출연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분석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성명에서 "진실은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해리스보다 거의 3배나 많은 인터뷰를 했다는 점"이라면서 "트럼프는 정치권의 누구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더 열심히 일하는 윤리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해리스 본인 말고도 트럼프의 인지에 대해 의심하는 찬조 연설자들도 많다. 억만장자 마크 큐반은 트럼프의 광범위한 관세 제안을 "광기"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불렀다. 위스콘신에서 열린 해리스 지지 집회에서 그는 트럼프가 "예전에는 관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지난주 네바다에서 열린 집회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공격이 있었던 날을 "사랑의 날"이라고 묘사한 최근의 발언을 비난했다. 오바마는 "할아버지가 이런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면 걱정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 전략을 집중하여 구사함에도 최근에는 의외의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16일에 발표된 폭스뉴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V) 중 트럼프가 "강력한 리더"라고 답한 비중이 55%, 해리스가 그렇다는 답변이 46%였다.

리서치기업인 인게이저스의 리치 사우(Rich Thau) 대표는 사람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나이나 정신적인 명민함은 토론이나 대화 주제로 잘 안 나온다면서 대신 "사람들의 권리가 어떻게 침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일상적인 행동은 (이제는)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너무 정상인 것처럼 되어버려서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대가로 이미 산입되었다"면서 "해리스가 하는 말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