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커들, 미 정치권 인사 통화 도청…트럼프·밴스도 노렸다"
中 정부와 연계된 '솔트 타이푼', 수개월간 주요 인사 통화 도청
미국 감청 추적 시스템도 노려…미국 감시대상 알아내려 했을 수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 그룹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 보좌관을 포함한 미국 정치권 인사들의 통화를 도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아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해커들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 그룹인 '솔트 타이푼'(Salt Typhoon)의 일원으로, 수개월 전 시작된 광범위한 공작의 일부로서 여러 통화 녹음 파일을 수집했다.
해커들은 문자 메시지를 포함한 암호화되지 않은 통신에 접근할 수 있었다. 소식통들은 다만 미국의 메신저 서비스인 '시그널'(Signal)과 같은 종단간 암호화 통신은 해킹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소 1명의 미국 정부 관리는 솔트 타이푼 해커들이 그의 개인 휴대전화에 접근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해커들은 그의 통화 기록과 문자 메시지 등의 데이터를 노렸으며 그의 통화 녹음까지 도청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해커들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트럼프 선거캠프의 보좌관의 통화도 도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 해커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의 휴대전화를 노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 기록 정보를 수집하려고 했으며, 해커들이 트럼프와 밴스의 통화까지 도청했다는 증거는 없다.
솔트 타이푼 그룹은 또 연방 정부가 통신사에 하는 합법적 감청 요청을 추적하는 시스템도 겨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들의 목적이 FBI와 다른 연방 기관들의 감시 대상을 알아내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겨냥한 통신사는 AT&T, 버라이즌, 루멘 등을 포함해 최소 10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다른 정부 기관들은 이번 공작의 범위와 성격을 조사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해커들이 얼마나 많은 녹음 파일을 수집했는지 아직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FBI는 이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백악관도 모든 기관이 조사 현황을 알 수 있도록 이번달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팀을 구성했다. '통합 조정 그룹'으로 알려진 이 팀에는 주요 기관의 부(副)장관들이 참여한다. 이에 따라 민관 합동인 '사이버 안전 검토 위원회'는 해커들의 침입을 가능하게 만든 결함이 무엇인지 조사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주도하며 업계의 사이버 안전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미국 정부와 민간 기업을 겨냥한 해킹 시도는 더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솔트 타이푼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킹그룹 '볼트 타이푼'이 미국의 주요 인프라 시설 해킹을 시도하려다 적발됐다. 이에 지난 1월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미국 의회에서 볼트 타이푼을 차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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