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승자는 누구?…"농구 4쿼터 후반, 110 대 109 상황"[판세분석]

'심상치 않은' 트럼프 기세…네이트 실버 "해리스 추월했다"
"누가 이겨도 안 놀라워"…해리스, 집토끼 단속·차별화 못해

미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9월 중순 TV토론 패배의 파장으로 흐름을 뺏기는 듯했던 트럼프는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해리스를 추월했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트럼프가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리스의 하락세가 분명히 감지되기는 하지만 해리스는 여전히 대체적인 조사에서 박빙 우위를 보이는 후보다.

18일(현지시간)로 미(美) 대선은 채 20일도 남지 않았지만 두 후보는 계속해서 '안갯속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미 대선 족집게'로 불리는 유명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17일 본인이 고안한 대선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를 앞섰다고 분석해 눈길을 모았다.

실버가 만든 선거 예측 사이트 '실버 불레틴'은 이날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50.2%, 해리스에 대해서는 49.5%로 예상했다.

단 0.7%포인트(p) 격차이기는 하지만 트럼프가 해리스의 상승세를 끊고 앞서기까지 했다는 점에 방점이 찍혔다.

실버는 "명목상이더라도 트럼프가 9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우리 모델에서 선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급기야 '동률'인 결과까지 나왔다.

같은 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는 "해리스가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을 50%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표현은 세부적 셈법을 따져본다면 해리스가 결국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의미겠으나 '나머지 50%'가 자연스럽게 트럼프의 몫이라는 점에서 숫자로만 본다면 두 후보의 우열이 갈리지 않은 결과다.

특히 이는 해리스에게는 뼈 아픈 성적표다. 동일한 기관의 9월 30일 조사 결과는 해리스가 55%, 트럼프가 45%로 무려 10%p 차였다.

DDHQ는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은 트럼프의 여론조사 강세로 인해 8월 말 예측이 발표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단순 여론조사 지지율만 따지면 9월 이후 해리스는 1~2.2%p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 평균치를 제공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의 평균으로 해리스는 49.2%, 트럼프는 47.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리스가 1.5%p 앞서는 결과다.

그런데도 해리스의 당선 예측이 낮아지는 것은 경합주 상황에서 비롯됐다. 사실상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 7곳(애리조나·네바다·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 모두 근소하지만 트럼프가 앞서는 수치가 집계됐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10.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해리스의 상승 흐름은 9월 말쯤부터 꺾였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여러 요인이 중첩돼 서서히 하락세로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민주당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온 흑인, 라틴계 등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단단히 챙기지 못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집토끼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선거 기류가 성별 대결로 진행되면서 '흑인 남성' 표심을 잃고 있는 점, 해리스 측과 조 바이든 대통령 측 간 불화설이 나온 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치러진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가 공화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에게 판정패를 당한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부통령 후보 TV토론 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해리스 본인의 경솔한 발언도 '해리스 위기론'을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는 자신이 몸담고 있기는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인기가 크게 떨어졌음을 직시하고 대선 후보로서 바이든과의 차별성을 꾀해왔다.

그러나 해리스는 근래 ABC 인터뷰에서 '4년간 바이든과 다르게 했을 것 같은 일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해리스 승리 전망'이 완전히 뒤집어지지 않았다는 게 해리스 진영에는 위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선거 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이날 해리스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52%, 트럼프에 대해서는 48%로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해리스에 대해 49.8%, 트럼프는 46.7%로 집계했다.

해리스는 흑인 남성을 겨냥한 맞춤형 공약을 내놓고 친(親)트럼프이자 대표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와도 인터뷰를 하는 등 지지율 하락세를 잠재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트럼프 또한 각종 인터뷰와 경합주 현장 유세에 집중하면서 '흐름 굳히기'에 들어갔다. 누구의 뒷심이 표심으로까지 연결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낙 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전문가들은 어떤 전망도 내놓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실버는 "4쿼터 후반 '110 대 109'의 농구 경기처럼 계속해서 리드(the lead)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DDHQ 측 데이터 분석 책임자인 스콧 트랜터는 "현대사에서 이렇게 박빙의 승부는 본 적이 없다"며 "어떤 후보가 승리하든 패배하든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뉴욕 힐튼 미드다운에서 열린 알프레드 E. 스미스 재단 만찬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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