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년] ③사실상 터진 '중동 화약고'…이란과 전면전 그림자
확전 예방이 아니라 확전 범위가 관건…이스라엘 보복 대상 주목
이스라엘, 이란의 석유시설·핵시설 공습 등 '반 비례적 대응' 나설 수도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로 시작한 전쟁이 1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어 가는 모습이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할 때부터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 세력들이 하마스 지원에 나서면서 처음부터 확산될 위험이 있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전쟁의 확산을 막으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고 그동안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 세력과의 교전으로 차츰 눈을 돌리면서 중동 지역에 전면전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9월 27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본부를 공습해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을 사살하고 지난 1일엔 레바논 남부 국경을 넘어 헤즈볼라를 상대로 처음으로 '지상 작전'을 하면서 중동 정세는 급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헤즈볼라를 지원하면서 간접적으로 전쟁에 가담했던 이란도 지난 2일 이스라엘을 향해 18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전면에 나섰고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확전은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당초 확전을 막으려던 전략을 이스라엘이 맞대응을 하더라도 이란을 자극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무엇을 하려는지에 대해 이스라엘과 논의할 것"이라며 "주요 7개국(G7)은 이스라엘이 대응할 권리가 있지만 (이란의 공격에) 비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보복 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이나 핵 시설을 공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 시설은 이란의 경제에, 핵 시설은 이란의 군사 역량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미국 등이 주장한 '비례적 대응'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요청을 수용해 '비례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의 대응을 자제시키려던 미국의 노력도 무시해 왔다. 나스랄라 사살 작전의 경우 미국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진행했다. 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통제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도 이스라엘이 보복할 경우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란의 반 비례적 대응에 나설 경우 자칫 '5차 중동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어 중동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대선까지 남은 5주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수년간 후퇴시킬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사령관도 "이스라엘은 가능한 한 비례적이지 않게 대응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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