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부딪혀 죽지 않도록 …캐나다, 새들 안전 위해 특단 조치[통신One]
유리창 충돌로 생명을 잃는 새들, 매년 4200만 마리 추정
특수 필름 붙이거나 마커 표시로 반사율 낮춰…안전성 제고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매년 가을, 남쪽으로 이동하는 새들이 비행경로에서 큰 장애물인 창문에 부딪혀 목숨을 잃고 있다. 캐나다 환경부는 매년 최대 4200만 마리의 새가 창문에 충돌해 죽는 것으로 추정하며, 최근 연구는 이 수치가 더욱 높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가을철에 이러한 사고가 집중되는데, 이는 북방 삼림에서 태어난 어린 새들이 처음으로 남쪽을 향해 비행을 시작하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새들은 반사 창이나 투명한 창문을 공기와 구분하기 어려워 충돌 사고를 일으키며, 나무 한계선 아래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미국 북동부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창문에 부딪힌 새들의 생존율은 40%에 불과하며, 이는 매년 미국에서 10억 마리 이상의 새가 창문 충돌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캐나다에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몇몇 지역사회가 새들을 보호하려고 조처하고 있다.
몬트리올 생로랑 자치구는 이번 여름, 대형 건물의 유리 표면 반사율을 줄이고 새들이 창문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필름이나 시각적 마커를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새로운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치는 은퇴한 새 애호가 도리스 포터의 노력 덕분에 이루어졌으며, 포터는 지역 도서관 유리 난간에 새들이 충돌하는 것을 보고 자치구에 변화를 촉구했다.
생로랑 시장 앨런 드수사는 이 조치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첫 단계"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 규칙은 새들이 더 많이 부딪히는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온타리오주 리치먼드 힐과 핼리팩스 또한 새 친화적 디자인을 적용한 변화를 추진 중이며, 토론토는 2007년 처음으로 관련 조례를 도입해 상업 및 주거용 건물에 새 안전 마커를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FLAP(캐나다 조류 보호 자선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은 기존 건물의 안전 조치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연구에 따르면, 단독 주택과 작은 콘도도 새들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며, 대형 건물보다 더 많은 새 충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창문에 시각적 신호를 추가해 새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방안은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 모두에게 쉽게 적용될 수 있다.
조류 보호 운동가들은 사람들이 지방 정부와 협력해 건축법을 개정하고, 새들의 안전을 위한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고 저렴한 실천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네이처 캐나다(Nature Canada)의 어텀 조던(Autumn Jordan)은 집 창문 한 곳에서 새 한 마리라도 충돌을 막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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