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비판' 美 문화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 별세

향년 90세

1988년 듀크 교실에서 만난 프레드릭 제임슨.(듀크대 홈페이지)

저명한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 듀크대 교수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23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제임슨은 22일 코네티컷주 킬링워스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1934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제임슨은 예일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 예일대, 캘리포니아대를 거쳐 1985년부터 듀크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제임슨은 초기에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의 영향을 받아 문학 이론 연구에 몰두했다. 하지만 그는 1960년대에 들어서는 마르크스주의 이론 연구에 흠뻑 빠졌다.

이에 그는 1970년대 초반부터 마르크스주의를 미국 사회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1971년 '마르크스주의와 형식'을 펴내 미국에 변증법적 사유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후 1981년 문학 비평의 고전으로 꼽히는 '정치적 무의식'을 출간했다. 제임슨은 문학과 예술과 같은 상부구조를 사회를 떠받치는 토대로 이해한다. 제임슨은 문학과 예술이 사회체제의 모순을 '무의식적'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제임슨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당시 유행하던 포스트모더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 예술의 상품화를 거부했던 모더니즘과 달리 포스트모더니즘은 예술의 상품화를 허용한다. 이에 제임슨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예술이 자본과 결합한 세태를 지적했다.

그는 '사르트르'(1961) '마르크스주의와 형식'(1971) '침략의 우화들'(1979) '정치적 무의식'(1981) '단일한 근대성'(2002) '벤야민 파일'(2020) 등 방대한 저서를 집필했다. 특히 올 초에도 '미메시스, 표현, 구성' 등을 펴내는 등 펜을 놓지 않았다.

제임슨은 2008년 인문사회과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홀베르그상과 2012년 미국 현대언어협회 공로상, 2014년 트루먼 커포티상을 받았다

한편 그의 글은 이해하기 어렵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제임슨은 학술지 '철학과 문학'이 주관하는 '나쁜 글쓰기 경연대회'에서 두 차례 상을 받은 적도 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