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 2년 전 "김정은·푸틴 죽이고 싶다" 말해

용의자 수십번 만난 간호사 "우크라서 만난 인물 중 가장 위험"
과격한 말 듣고 생각 변해 CBP·FBI에 두 차례나 신고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타 팜비치에 있는 골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용의자인 58세 미국인 백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AFP가 공개했다. 2024.09.1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다 체포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가 2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죽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봉사활동차 한 달 반 동안 키이우를 방문해 라우스와 여러 차례 만난 간호사 첼시 월시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라우스의 폭력과 협박을 우려한 월시는 2022년 6월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할 때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과 만나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의 명단을 보여줬다.

그는 명단에 적힌 10명 이상의 인물 중 4명을 '반사회적인 인물'로 따로 분류했고, 4명 중에서도 라우스가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월시가 라우스를 처음부터 위험한 인물로 본 것은 아니었다. 라우스는 키이우 곳곳에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을 찾는 외국인들은 자신에게 연락하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붙여놨다.

월시는 키이우에 도착한 뒤 포스터를 보고 라우스가 봉사 단체에 연결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해 연락했다. 다음날 라우스는 월시와 키이우의 중앙광장에서 만나 월시에게 다른 사람들과 여러 국가의 국기를 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성명을 발표하게 했다. 이때까지 월시는 라우스가 별나긴 하지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월시는 라우스와 수십 차례 만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을 죽이고 싶다는 등 과격한 말들을 들었다. 바이든·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로 인해 월시는 그에 대한 생각이 변했고, 귀국길에 그를 위험 인물이라고 CBP에 신고한 것이다.

월시는 지난해 라우스가 시리아 난민들을 용병으로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인터폴에 온라인으로 라우스와 그 주변 인물들의 위험성에 대해 신고했다.

한편 CBP와 FBI는 월시가 2년 전부터 라우스의 위험성을 미리 당국에 알렸다는 주장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