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번째 암살시도' 선거 영향은…"큰 파급력 있진 않을 듯"

첫 사건은 공개집회·피투성이 트럼프…이번에는 정반대
"감정적으로 큰 충격 못 줄 듯"…잠시 '숨 쉴 틈'은 마련

12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르키고 있다. 2024.09.1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워싱턴=뉴스1) 조소영 김예슬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또 한 번 암살 시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50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 소재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자신을 겨냥한 암살 시도에 휩싸였다. 트럼프보다 몇 홀 앞서 있던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총신을 발견한 뒤 용의자와 교전을 벌였다. 다행히 트럼프는 무사했다.

일단 이번 사건 역시 미 사회에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동안 '정치적 폭력'에서 떨어져 있던 미국은 불과 두 달 사이에 이런 일을 두 번이나 경험했다. 총기 폭력이 여전한 상황 속 당파적 분열이 첨예해진 기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밀경호국 측에서는 "우리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첫 번째 사건과의 차이 중 하나는 용의자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집회에서 발생한 트럼프 암살 시도 범인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20)는 비밀경호국에 의해 사살됐다. 반면 이날 체포된 용의자는 차량을 타고 도주하다가 체포됐다.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의 라이언 웨슬리 하우스(58)다.

사건 장소의 차이도 있다. '7월 사건'은 TV 카메라 등 모두가 지켜보는 공개 집회에서 벌어졌다. 반면 이번 사건은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일어났다.

용의자의 정치 성향, 발언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유권자가 있다는 점에서 용의자의 생존 여부는 관심을 모은다. 일단 파악된 것은 라우스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여러 번 밝혀온 사람이고,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지지해 온 인물이라는 점이다.

라우스는 과거 엑스(X·옛 트위터)에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선택했으나 후에 크게 실망했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도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골프 클럽 정문을 봉쇄하고 있다. 2024.09.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사건 발생 장소와 선거를 연관지었을 땐 '7월 사건'보다 이번 사건의 파급력이 작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BC는 "이번 사건은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만큼 감정적으로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7월 사건'은 공개 집회라는 특성상, 언론은 물론 여러 사람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이때 오른쪽 귀에 총을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 주먹을 흔드는 트럼프의 이미지가 매우 강렬했다.

이날 사건은 이와 정반대다.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7월과 비교해본다면 상대적으로 조용히 벌어졌다. 트럼프에게 가해진 즉각적 위험도 없었다.

BBC는 "며칠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생생한 영상이 없다면 이 사건이 대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적어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트럼프가 잠시 숨 쉴 공간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시적으로나마 자신에 대한 '새로운 헤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최근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판정패를 당했다. 또 9·11 테러 음모론자 로라 루머와의 친밀한 관계가 불거지면서 선거 운동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던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얼굴에 핏자국을 묻은 가운데 경호원들과 긴급하게 대피를 하고 있다. 2024.07.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