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윈프리·머스크…유명인 지지 선언에 눈 쏠린 미 대선

"유명인 지지로 관심 부상vs오히려 역효과" 의견 분분
무당층일수록 효과적…해리스 캠프, 스위프트 팔찌 선보여

1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아레나에서 열린 제58회 슈퍼볼(미식축구 리그 NFL의 결승전)에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참석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02.1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다. 유명인들의 지지 선언이 오는 11월 치러질 미 대선의 대리전처럼 보이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NPR에 따르면 총무처 대변인은 스위프트가 인스타그램에 선거 등록 사이트 링크를 올린 후 24시간 동안 방문 건수가 40만5999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9월 초 일일 평균 방문 건수인 3만건의 13배에 달하는 수치다.

◇ 유명인 지지로 관심과 참여 끌어…민주주의 강화

유명인의 지지 선언은 미국 대선과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문화로 자리 잡았다. 1920년 미국의 영화배우 메리 릭포드와 알 존슨은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워런 G. 하딩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1979년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도 "나라가 엉망이 되어 바로잡아 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유명인의 지지 선언이 실제 투표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는 2007년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지지가 가장 유명하다. 노스웨스턴대학 연구진은 윈프리가 추천한 책의 판매 부수, 잡지 구독 수 등으로 영향력을 간접 측정했는데, 윈프리의 지지로 오바마는 100만표를 더 얻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애슐리 스필레인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연구 저자는 "유명인은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관심을 끌며 대화를 늘린다"고 말했다. 스필레인은 유명인들이 선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투표를 매력적이고 필수적인 것으로 보이게 하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유명인이 관심 다 빨아들여…오히려 역효과" 주장도

다만 이는 간접적인 추정일 뿐 유명인의 지지가 실제 표수로 이어졌을지 정확히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이러한 지지 선언이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까지 집어삼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마이클 플랫 와튼 경영대학원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는 이것이 "뱀파이어 효과"라며 "유명인들은 모든 관심을 빨아들인다. 당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관심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라고 말했다.

2016년에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비욘세, 제이지, 르브론 제임스, 켄달 제너, 조지 클루니 등 미국의 유명 인사 수십 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 낙선했다.

◇ 무당층엔 유명인 지지 효과적…스위프트 지지로 젊은 층 공략 가능할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이애미대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캠퍼스 연구진은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에게든 확고한 견해를 가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유명인의 지지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젊은 연령층 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스위프트의 경우 다른 유명인들보다 영향력이 더욱 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회사 카탈리스트와 컬럼비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정치 성향은 14세에서 24세 사이 나이에 가장 활발하게 형성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트럼프나 해리스 둘 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유권자 중 3분의 1이 스위프트를 좋아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는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이 나온 직후 스위프트의 팬덤 '스위프티'를 공략하는 데 나섰다. 해리스 캠프는 스위프티의 상징인 우정 팔찌를 제작해 판매했고, 24시간 안에 매진됐다. 현재는 예약 구매만 가능한 상태다.

카멀라 해리스 캠프에서 제작한 해리스-월즈 우정 팔찌 <출처=해리스 캠프 홈페이지>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