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이주민 유언비어에 "지역 사회의 삶 더럽히고 위협해"

"이민자들이 이웃의 개와 고양이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낭설에 일침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언론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6.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정지윤 기자 = 미국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이웃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이민자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겨냥해 "쓰레기 같은 말을 퍼뜨리는 것은 지역 사회의 삶을 더럽히는 것이며 그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인 10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스프링필드에서 그들은 개를 먹고 있다"며 "이민자들은 고양이를 먹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반려동물을 먹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실제로 오하이오주(州) 스프링필드 경찰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도난 및 학대 관련 신고는 접수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프링필드시 대변인 역시 이와 관련된 믿을 만한 보고나 구체적인 주장은 없었다고 했다.

한편 유언비어의 대상이 된 아이티 출신자들은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이사를 고려하는 등 불안을 호소했다.

급기야 아이티 정부까지 트럼프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다. 정부는 불행히도 해외 동포들이 허위 정보 캠페인의 희생자가 되고, 선거와 정치 이익을 위해 낙인이 찍히고, 비인간화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동포들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러한 발언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에는 아이티 출신 약 11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이중 절반 정도가 이민자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