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첫 TV토론…물병·백지·펜만 들고 90분간 혈전
[美대선 TV토론 D-1]①토론규칙…'핫 마이크' 재도입은 불발
동전던지기 승자 트럼프, 최종발언…해리스는 화면 오른쪽 출연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11월 미국 대선을 56일 앞둔 10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후보로 처음으로 TV 토론회에서 90분간 맞붙는다.
9일 외신에 따르면 대선 TV토론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10일 오후 9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방송 주관으로 열린다. 두 번의 중간 광고를 포함한 전체 토론은 90분간 생중계된다.
지난 6월 CNN 방송이 주관했던 1차 TV 토론과 동일하게 이번 토론도 방청객 없이 진행된다. 이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측 요청으로 만들어진 규칙으로, 오락성을 배제한 채 후보자 발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채택됐다.
후보자들은 사전에 ABC로부터 질문지를 공유받지 않고 연단에 오른다. 펜과 메모장, 물병 한 병만 제공되며 토론에 참고할 일체의 자료는 지참할 수 없다. 중간 광고가 나가는 도중에도 후보자들은 캠프 관계자와 상의하거나 메이크업을 수정할 수 없다.
사회자가 후보자를 소개하면 별도의 모두 발언 없이 곧바로 질의응답에 들어간다. 카멀라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자로부터 2분간 받은 질문에 2분 내로 답변해야 한다. 이후 사회자와 후보자에게는 각 1분씩 추가 질의 및 답변할 시간이 제공된다. 후보자 간 상호 질의는 허용되지 않는다.
후보자 연단 배치와 마무리 발언 순서는 지난 3일 ABC가 실시한 가상 동전 던지기로 결정됐다. ABC 측은 동전 던지기 승자에게 위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동전 던지기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마지막에 최종 발언을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성추문 입막음' 관련 1심 형사재판에서도, 유죄평결 전 최후발언에서 자신의 변호인단이 아닌 검사가 마지막 발언을 한 데 대해 재판부에 항의했을 정도로 발언 순서에 민감했다. 마지막 발언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어 유리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단 배치를 골랐고 오른쪽에 서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해리스 부통령은 TV 화면 우편에 잡히게 된다. 통상 시청자의 눈길이 더 많이 머무는 공간은 화면 오른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마이크 문제는 CNN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후보자가 발언권이 있을 때만 켜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 말을 걸핏하면 끊었던 것을 문제 삼아 발언권 없는 후보자의 마이크는 꺼달라는 규칙을 만들었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이번 토론에서 발언권과 상관없이 마이크를 항상 켜두는 이른바 '핫 마이크(hot mic)'를 역제안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를 포착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지난 토론과 동일하게 마이크를 다루기로 합의하면서 핫 마이크 재도입은 무산됐다.
다만, CNN 토론과 달리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현장에 들어갈 수 있게 돼 꺼진 마이크에서 새어 나오는 후보자들의 발언은 기사화될 공산이 크다. 지난 토론에서 마이크가 꺼지는 바람에 한결 정제된 모습을 보여줬던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입단속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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