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바이든 3년전 '아프간 철수' 비판…민주는 "왜 이제 와서"

하원 공화당 외교위, 보고서 발간… "바이든 사견 전제로 철군 작전 감행"
철군 근거된 도하협정, 트럼프 체결…교통부 장관 "전쟁 되물림 끊은 결정"

2021년 8월 31일(현지시간)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미군 장갑차 험비를 타고 전승 축하 집회에 참석한 모습. 2021.08.3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3년 전 감행한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작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철군 근거가 된 도하 협정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체결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2021년 8월 전면 철수시킨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당시의 국가 안보 상황과 도하 합의, 백악관 국가안보 고문이나 동맹국의 조언 등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더 이상 아프간에 있어선 안 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확고한 의견을 전제로 했다"며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내린 철수 결정으로 "예견 가능했던 결과들을 완화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시 군 지도부는 아프간에 주둔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전면 철수 결정을 우려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미군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철군하던 도중 탈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철군 직후 카불로 진격한 탈레반에 아프간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항복한 데 대해서도 바이든 행정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철군의 결과에 대해서는 "국토 안보 위협을 증가시키고 향후 수년간 (미국의) 해외 입지를 훼손했으며 전 세계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치려고 공화당이 때 아닌 정쟁을 펼치려 한다며 맞불을 놨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평가할 시간이 있었다면 왜 대선이 있는 해 노동절(9월 2일) 이후 이러한 보고서를 발표했냐"며 시기상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 전쟁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물려주지 않고 분쟁을 끝나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행정부 이래 총 4명의 대통령이 전쟁의 수렁에 빠졌던 만큼 철군은 이를 탈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얘기다.

아프간 미군 철수의 발판이 된 도하 협정은 2020년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도로 미국과 탈레반이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체결했다. 탈레반은 9.11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는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 동맹군을 14개월 내로 단계별 철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도하 협정에 서방이 정부 수립 및 운영을 지원해 줬던 아프간 정부는 배제됐다. 후임 바이든 행정부 역시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 휴전 협정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아프간 외곽을 점령하고 있던 탈레반은 오합지졸인 아프간 정부군을 차례로 밀어냈고 미군 철수와 동시에 수도 카불을 완전히 함락했다. 이로써 알카에다를 지원했던 탈레반은 개전 이후 20년 만에 아프간에서 재집권하게 됐다.

2021년 8월 30일(현지시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마지막 미군이 C-17 수송기를 탑승하는 모습. 2021.08.3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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