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주한미대사 "김정은 핵 포기? 순진해 빠진 것"

KDI주최 한미 콘퍼런스, "김정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지배 원해"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3일(현지시간)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해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한미 관계 콘퍼런스'에서 "김정은은 대북 제재 완화와 핵무기, 한미 동맹 분열, 한반도 지배 등 4가지를 원한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에 화상통화 형태로 참여한 해리스 전 대사는 "올해 1월 김정은이 더 이상 남한과의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그런 의미(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김정은은 저가의 무기와 러시아의 첨단 기술 거래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말해준다"라고 부연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태평양사령관을 지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제재 중심의 '전략적 인내' 대북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협상 전략으로 전환됐다면서 "이 시기 한반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중단되면서, 우리의 군사적 준비태세는 실제로 약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중국, 러시아, 북한 그리고 이란 등 국가들의 관계가 동맹 관계로 발전하는 데 우려를 표하면서 "이것이 현실이고 한국과 미국이 직면한 문제"라고 했다.

이날 패널 토의에 참석한 오준 전 유엔대사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은 있지만, 극적인 변화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오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한다면 한국 및 북한과 관계에 분명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한국에서 직접 만나더라도 북핵 이슈와 같은 실제 안보 측면에서 극적인 변화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라고 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이 존스홉킨스대SAIS,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주지역본부가 공동주관하는 이번 한·미 관계 콘퍼런스는 5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이번 콘퍼런스는 미국의 정책 결정이 한국의 경제·안보·외교·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한국과 미국의 연구기관, 학계, 민간이 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 소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지난 70여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은 어떤 도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워싱턴선언과 핵협의그룹(NCG)를 통해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린 '한미관계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 사진 왼쪽부터 오준 전 주유엔대사,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 에드 로이스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안호영 전 주미대사, 로버트 앳킨슨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화면 위쪽 스크린) 화상 통화 형태로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