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없는 나무늘보 바이러스, 미국서 21건 보고…"쿠바서 감염"

증상으로 두통, 발열, 근육통 및 관절통…치료법이나 백신이 없어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26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아기 나무늘보가 어미를 껴안고 있다. <자료 사진> 2017.9.26/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주로 나무늘보가 숙주로, 중남미지역에서 발생하는 오로푸슈 열병이 미국에서 21건 보고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로푸슈 바이러스는 나무늘보나 원숭이 등 영장류를 숙주로 해서 살다가 모기나 작은 파리를 통해 다른 숙주로 옮겨간다. 증상에는 두통, 발열, 근육통 및 관절통이 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주간 발병률 및 사망률 보고서에서 쿠바에서 돌아온 미국인 여행객 중 오로푸슈 바이러스 질병 사례가 지난 16일까지 총 21건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입원한 환자는 3명이며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 5월에 1명, 6월에 6명, 7월에 14명이 각기 증상을 보고했다. CDC는 올해 초 오로푸슈에 대한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쿠바는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인해 오로푸슈의 확산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잦은 정전으로 많은 사람이 더운 여름에 창문을 열고 잠을 잔다. 경제난에 방충제를 구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고, 연료도 부족해 정부의 살충 노력도 여의찮다.

쿠바 보건 당국은 5월에 처음으로 바이러스 사례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이 바이러스가 농촌 지역에서 관광지역으로 유명한 수도인 하바나를 포함한 도시 중심지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주까지 올해 쿠바에서 오로푸슈로 확진돼 등록된 사례는 400건이 넘었다.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페루의 보건당국은 작년 말 이후로 최소 8000건의 국내 감염 사례를 보고했다. 미 대륙에서는 올해 들어 이 병으로 2명이 사망했다. 이 바이러스병은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