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보다는 가격 강조…캐나다 식료품 시장에 부는 새바람 '노네임'[통신One]

로블로, 간소화와 비용 절감을 통한 새로운 쇼핑 옵션 제공
기존 할인점보다 최대 20% 낮은 가격에 매장 운영 비용은 10~20% 절감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에서 한국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비슷한 브랜드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캐나다의 대형 식료품 유통업체인 로블로(Loblaw)가 온타리오에서 초저가 식료품점인 '노네임(No Name)' 매장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노브랜드처럼 간소화된 디자인과 낮은 가격을 앞세운 이 매장은 캐나다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네임은 1978년 3월 21일, 검은색과 노란색 포장을 사용한 일반 또는 무상표 품목 16개로 처음 출시되었다. 당시 로블로는 이 제품들을 "일반 포장의 기본 제품을 일상적인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홍보했으며, 국내 브랜드보다 10~40% 저렴한 가격을 약속했다.

이 출시는 온타리오 전역의 로블로 매장 135개에서 판매되었으며, 맞춤형 포장 대신 표준 포장을 사용하고, 공급업체와의 대량 주문 협상으로 비용을 절감한 결과물이었다.

노네임의 출시는 인플레이션이 증가하고 식품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던 시기에 이루어졌다. 프랑스의 대형마트 까르푸가 공개한 50가지 무상표 제품 라인인 프로듀이 리브르(Produits Libres)를 모델로 삼아 로블로의 당시 사장인 데이브 니콜(Dave Nichol)이 개발한 이 제품은 출시 후 2주 반 만에 1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니콜조차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성공"이었다.

이후 노네임 브랜드는 점차 제품군을 확장하며 캐나다 식료품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출시 1년 후, 노네임은 제품군을 100개 이상의 품목으로 확대했으며, 이는 캐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또한, 로블로는 이러한 무상표 제품을 중심으로 한 초저가 할인 매장인 ‘노 프릴스(No Frills)’ 매장을 열어, 소비자들에게 한층 더 다양한 저가 상품을 제공했다.

이처럼 노네임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캐나다에서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현재에도 노네임은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로블로는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경제 상황에 맞춰 노네임 매장의 콘셉트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오는 9월, 첫 번째 노네임 매장 3곳이 온타리오의 윈저, 세인트 캐서린스, 브록빌에 문을 연다. 이 매장은 로블로의 기존 할인 브랜드인 노네임의 단순하고 밝은 노란색 포장과 마케팅을 활용한다.

로블로의 사장 겸 CEO인 퍼 뱅크(Per Bank)는 "노네임 매장은 기존 식료품점과는 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매장의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가격 인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새로운 매장은 올해 초에 도입된 소규모 노 프릴스 매장의 연장선에 있다. 캐나다 전역에서 할인 식료품점이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 성장을 이끌어왔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식료품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할인 혜택을 찾기 때문이다. 로블로는 새로운 매장을 열고 기존 매장을 전환하여 할인점 네트워크에 투자하고 있다.

노네임 매장은 약 1300개의 제품만을 취급하며, 소규모 노 프릴스 매장의 최대 7000개 제품에 비해 훨씬 간소화된 구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매장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단축되며, 마케팅도 최소화되고 전단도 배포하지 않는다. 냉동식품, 포장된 빵류, 농산물 등을 판매하지만, 유제품이나 신선한 고기 같은 냉장 식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로블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매장 내 설비와 재고 관리에서도 간소화를 추구하고 있다. 퍼 뱅크는 "이런 매장을 짓는 데는 일반 노 프릴스 매장을 짓는 비용의 약 10~20%가 들어가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노네임 매장은 근처의 다른 할인점보다 최대 20%까지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이는 자사의 ‘노 프릴스’ 매장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로블로는 앞으로 6개월 안에 노네임 매장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며, 성공하면 이 매장을 확장할 예정이다. 퍼 뱅크는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고, 성공 여부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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