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정선거' 베네수 대통령에 권력 포기 시 '마약 공급 면책' 압박"
美, 2020년 '미국에 코카인 공급 혐의' 마두로 기소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부정 선거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마약 밀수 혐의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 조건으로 권력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의 마약 밀수 혐의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대통령직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마두로가 1월 임기가 끝나기 전에 떠나도록 설득하기 위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놨다"고 전했고, 또 다른 소식통도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인도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0년 마두로 대통령이 동맹국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을 공급한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 10명을 기소했다. 또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자에게는 현상금 1500만 달러(약 205억 원)를 걸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자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시위가 일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직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출구조사와는 상반된 결과에 야권과 시민들은 승복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나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일축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11월 대선을 치르기 전까지 협상을 성사하길 원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를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이듬해 국내외 기업들을 상대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SVA)와의 거래를 금지했다.
이후 미국은 이미 발행된 베네수엘라 국채 거래 허용, PDSVA의 채권 거래 허용, PDVSA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기관에서 발생한 광물 및 석유 생산·판매·수출을 내년 4월까지 허용하는 등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적인 제재를 부활시키며 양국 간 협상은 다시 막힐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베네수엘라 전문가 제프 램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와 같은 채찍보다는 전환 회담에 대한 대가로 기소를 취하하겠다는 제안과 같은 당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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