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왜 샤피로 떨어뜨리고 월즈를 짝꿍으로 택했나

해리스에 도전한단 인상 준 듯…"지나치게 야심적"
진보계 우려·유대계라는 점도 고심…성적 문제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6일(현지시간) 확정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보 확정 후 처음으로 연설하고 있다. 2024.08.0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이 팀 월즈 미네소타주(州) 주지사(60)를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전격 발탁한 가운데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제1순위 후보로 알려졌던 것은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였기 때문이다.

샤피로 주지사는 백인 남성으로서 흑인이자 인도계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유권자 표심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최대 경합주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 인물로 꼽혔던 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도 가까워 해리스 부통령 선거캠프에 자리잡은 오바마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온건한 성향을 지녔다는 점에서 공화당에서 '반(反)트럼프'를 외치는 일부 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카드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로부터 비롯된 자신감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전한다는 인상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샤피로는 검증(면접) 과정에서 해리스 팀과 잘 맞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CNN은 "월즈 주지사는 예의 바르고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샤피로는 부통령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며 지나치게 야심적이라는 인상을 줬다"고 전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는 '언젠가 직접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한다. 이는 야망을 비친 샤피로 주지사와 달리, 월즈 주지사를 택한다면 해리스 행정부에서 권력을 둘러싼 내부 갈등 발생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뜻이 된다.

월즈 주지사는 또 솔직담백한 태도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을 '1인자'로서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경합주 출신도, 유명 인사도 아닌 데다, 토론 또한 잘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도 "나는 팀 플레이어(팀 성공에 헌신하는 사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월즈 주지사는 '부통령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해리스가 원하는 대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해리스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방에 있는 마지막 사람이 되고 싶느냐'는 물음에는 "해리스가 원할 경우에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샤피로 주지사는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들이 있었다.

미 최대 자동차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에서 샤피로 주지사가 편 정책으로 인해 샤피로 주지사를 지지하는 일에 우려를 표했다. 그가 유대계라는 점도 고심거리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주요 유권자인 아랍계에서 유대계에 대한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유대계인 만큼 아랍계를 더 이상 자극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性)과 관련된 문제도 있었다. 샤피로 주지사가 자신이 데리고 있던 남성 직원의 여성 직원에 대한 성희롱을 사실상 용인했다는 점에서다. 여성 표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월즈 주지사는 전국적으로 이름은 덜 알려져 있지만 당에서도 진보 성향을 지닌 인사로 평가돼 진보 진영에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가자전쟁)에 있어서도 중립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넓은 의미의 경합주로 포함되는 미네소타주에 몸담고 있고 노동자 계층 출신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평가됐다.

최근에는 재치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트럼프는 기괴하다(weird)' 캠페인을 주도함으로써 진보주의자들과 청소년들로부터 선호 인물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의 '케미'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 대해 "러닝메이트의 역학은 복잡할 수 있다. 무대 설정 측면에서만 봐도 그렇다"며 "하지만 해리스와 월즈는 모두 새로운 역할에 편안해 보였다"고 전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