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수감자 교환, 우크라엔 달갑지 않아…휴전 목소리 커질 가능성"

"미국이 러시아에 강경해야 하는 이유 하나가 흐릿해져"
"러, 미국의 우크라 지지 약화하고 제재 완화 추구하려 해"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2.01.20/news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맞교환이 우크라이나에는 별로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러시아연구소의 샘 그린 교수는 라디오프리유럽(RFE)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를 고립시키려고 시도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이번 맞교환을 통해 러시아는 자국이 선의로 협상에 나서서 서방과 거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RFE는 이번 수감자 교환이 미국이 러시아에 강경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를 흐릿하게 만든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약화하고 자국에 대한 제재의 완화를 추구하려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린 교수는 미국과 러시아의 이번 거래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키우고, 타의에 의한 휴전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에 해롭다고 보는 이들의 의견을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데 어떤 효용이 있는지에 대해 서방 세계에 의구심을 심어 주는 것은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해병대 출신 폴 웰런이 수감돼 있던 러시아 동부 몰도비아 소재 IK-17 교도소 풍경 2022.12.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RFE는 이번 수감자 맞교환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갈망해 온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AF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 미국과 러시아의 이번 합의는 마치 냉전 시대처럼 미국과 러시아가 소통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루카스 오빈 프랑스국제전략연구소(IRIS) 연구원은 AFP 인터뷰에서 "이번 수감자 교환은 미국과 러시아가 논의를 계속해 왔고 오랫동안 대화를 이어 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AFP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을 시사한 시점에서 이런 움직임이 발생한 점을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우리는 러시아가 전쟁을 원하는 한 최전선에 있고, 러시아가 원한다면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한계치만큼 누적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태세를 바꾸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거래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정에 직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아나 픽스 미국외교협회(CFR) 유럽 담당은 "미국과 독일은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는 평화 협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에 풀려난 러시아 연방정보국(FSB) 출신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가 석방된 것에 대한 의미도 크다고 AFP는 전했다. 픽스 연구원은 "크렘린의 암살자들은 푸틴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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