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틀 연속 전당대회 출격…경선 경쟁자들 연설 지켜봐

오른쪽 귀에 거즈 붙인 채 등장…전날보단 밝은 분위기
대선후보 경쟁했던 헤일리·디샌티스 찬조연설 경청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2일차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2024.07.16. ⓒ AFP=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밀워키<위스콘신주>=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틀 연속 공화당 전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총격 사건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그간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의 찬조연설을 지켜보는 등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오후 8시2분께 행사장인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 등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오른쪽 귀에 하얀색 거즈를 붙인 상태였지만, 전날보단 다소 밝은 분위기 속에서 행사장에 들어섰다. 전날과 달리 이날엔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그는 자신을 환호하는 당원들을 향해 주먹을 쥐고 어깨높이로 들어 올리거나 "땡큐"를 연발하며 손뼉을 치면서 귀빈석으로 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J.D 밴스 상원의원과 나란히 선 채 한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재차 보여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자리에 앉아 찬조 연설자들이 발언하는 동안 흐뭇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가끔씩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에도 직접 연설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더 안전하게'를 주제로 진행된 이틀째 행사에선 찬조연설자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16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7.16.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이날 찬조연설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게 '통합'의 이름으로 이 전대에서 연설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저는 한 가지를 완벽하게 분명히 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하겠다. 도널드 트럼프는 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4년 더 집권하면 국가가 "심하게 나빠질 것"이라며 "미국을 위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다만 모든 미국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그들에게 전하는 제 메시지를 간단하다. 트럼프에게 투표하기 위해 항상 100% 동의할 필요는 없다. 저를 보시라. 저는 항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의하지 않는 것보다 동의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의 총사령관이었을 때 미국은 존경받았다"며 "시민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저는 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은 '버니의 주말' 대통령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 바이든은 그저 허울뿐이다. 그는 미국 국민에게 좌파의 의제를 강요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이 발언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연설에서 "지난해 이맘때 저는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고, 대부분의 당원이 이제 제 이름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아는 불가능한 일을 달성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라마스와미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불법이민자에 대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우리는 당신들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 "당신들은 모두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법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국은 법치국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