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닝메이트 "노동당 집권 영국, 핵무장한 이슬람 국가"
미국 우선주의 내세우는 고립주의자, 우크라 지원 차질 우려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78)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러닝메이트인 J.D. 밴스(39)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영국을 가리켜 '핵으로 무장한 이슬람 국가'라고 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밴스 의원이 이달 4일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해 노동당이 집권한 영국을 가리켜, 세계에서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진정한 이슬람 국가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밴스 의원이 15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며칠 전, 전국 보수주의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밴스는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첫 이슬람 국가는 이란일 수도 있고, 파키스탄일 수도 있지만, 노동당이 막 집권한 이후 영국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밴스 의원의 발언은 영국 내 이슬람교를 믿는 인구 증가 추세를 지나치게 과장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슬람교도는 전체 인구 6700만 명 중 390만 명(5.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270만 명에서 10년 사이 44% 급증한 수치다. 반면 기독교는 201년 3330만 명(59.3%)에서 2021년 2750만 명(46.2%)으로 줄었다.
영국 노동당은 밴스 의원의 발언을 일축했다.
제임스 머레이 영국 재무부 장관은 타임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밴스가 정말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밴스의 영국을 향한 발언은 밴스를 포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과 다리를 놓으려 했던 데이비드 래미 신임 외무장관을 곤혹스럽게 한다.
래미 외무장관은 지난 5월에 밴스를 여러 차례 만난 후 그를 '친구'라고 표현했다.
래미는 폴리티코 팟캐스트에 출연해 밴스의 저서 '힐빌리의 노래'를 언급하며, 노동계급의 삶과 소외된 지역사회의 이야기인 '멋진 책'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를 추종하는 확고한 고립주의자로 분류된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밴스가 부통령이 될 경우 벌어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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