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구 아베 음성 들려 고개 돌렸대"…황당한 농담, 日서 확산
극적으로 암살 모면에 누리꾼들 우스개
日 극우 인사들, 사실인 양 SNS로 공유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격당하기 직전 고개를 돌려 기적적으로 생존한 것과 관련해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도움을 받아 살았다'는 농담이 일본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총격 직전 불법 이민자 관련 도표를 읽기 위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총알이 머리를 맞지 않는 대신 오른쪽 귀가 맞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러한 기적과도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아베 전 총리의 영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구했다'는 농담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농담이 일부 일본 극우 누리꾼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22년 7월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격으로 숨졌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골프를 같이 치는 등 생전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은 '파이러스'(Pyrus)라는 엑스(X·옛 트위터) 유저의 농담에서 시작됐다. 그는 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왜 갑자기 고개를 돌렸나요?"라고 질문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때 오래된 친구(아베 전 총리)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라고 답했다는 농담을 게재했다.
또 글과 함께 아베 전 총리의 얼굴을 영혼처럼 흐릿하게 나온 사진도 첨부했다.
이에 하시모토 고토에라는 일본 극우 활동가는 파이러스의 글을 인용해 이 농담을 마치 사실인 양 공유했으며, 이를 본 다른 일본 누리꾼들도 열광하며 게시물을 계속 퍼 날랐다.
이처럼 자신의 농담이 무섭게 확산하자 이에 파이러스는 "내 농담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곤란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파이러스는 하시모토가 게시물을 내린 뒤 자신을 차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파이러스 역시 자신의 계정을 비공개 처리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암살 미수 사건이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의 단독 범행이며 배후는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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