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의지' 바이든 "트럼프 이길 최적임자…시작한 일 완수할 것"(종합)

59분간 기자회견…10명 기자로부터 19개 질문받아
"대선캠프가 '이길 방법 없다' 말하지 않는 한 사퇴 안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워싱턴의 월터 E .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나토 정상회의 페막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이 계속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면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7.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조소영 이창규 박재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민주당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는 '후보 사퇴론'에도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개최한 단독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데 가장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를 한 번 이겼고, 다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선 캠페인은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의 계속되는 거취 관련 질문에 "난 계속 뛰기로 결심했다"면서 적극적인 유세를 통해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내 유산을 위해 이를 하는 게 아니다. 나는 내가 시작한 일을 완수하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을 '더 젊은 세대의 민주당 지도자들과 가교 역할을 할 후보'로 내세우고서도 생각을 바꿔 다시 출마한 데 대한 이유를 묻자 "내가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경제와 외교, 사회 분열 등 상황의 심각성이 달라졌다"고 답변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려 있기 때문에 내가 이 일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자신이 사퇴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며 "나는 처음부터 그것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해리스 부통령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선거 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잘 상대할 것이라는 데이터를 들고 오면 후보 사퇴를 고려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들(선거캠프)이 와서 '당신이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한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떠한 여론조사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당초 기자회견은 오후 5시30분으로 예정됐다가 나토 정상회의 일정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미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59분간의 기자회견에서 목이 다소 잠긴 듯 종종 기침을 하면서 말을 멈추기도 했지만 지난달 TV토론 당시에 비해선 힘있는 목소리로 발언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기자회견 중 일부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가 돼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언급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을 보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오늘 나토 동맹국들에게 남태평양 그룹을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며 해당 국가들을 거론하다 '호주'를 두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이른바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호주·일본·뉴질랜드·한국)을 거론하려다 '한국'을 빼먹은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워싱턴의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우크라이나 지원 행사에 참석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실수를 하고 있다. 2024.07.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잘못 거론하는 데 대해 자신이 실수를 인지하고 곧바로 정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잦은 말실수와 어려운 정치적 입지로 인해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에 손상을 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 회의(나토 정상회의)를 이끌면서 미국의 위상이 손상된 것을 봤느냐. 이보다 더 성공적인 회의가 있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난 외국 정상들이 자신에 대한 우려가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너무 이기적으로 들리지 않게 이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 유럽 동맹 중 누구도 나에게 다가와 '조, 출마하지 마시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내가 그들에게 들었던 말은 '이 사람(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타나면 재앙이 될 것이니 당신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인지능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데 대해 "나는 그에 대해(검사를 받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으며, 의사가 신경학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제안하지 않는다", "내가 뭘 해도 누구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최근 '오후 8시 이후 행사는 축소하고, 수면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말했던 것은 매일 오전 7시에 (일정을) 시작해 자정에 잠자리에 드는 대신 조금 더 속도에 맞추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오후 9시에 모금 행사를 시작하는 대신 오후 8시에 시작한다면 사람들은 오후 10시에 집에 갈 수 있다. 그게 바로 제가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0명의 기자로부터 19개의 질문을 받았다.

CNN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의 명단을 보고 이날 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들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드문 일은 아니다"며 "기자들이 질문하기 위해 고성을 지르는 것을 막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재임 기간 성과를 강조하면서 한국을 3차례 거론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 유치, 한일관계 개선,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의 새로운 협력틀 형성 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였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