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내 반란 진압 성공한 듯…"지지 쪽으로 의견 기울어져"

공격적 공세 먹혔나…"민주당 내 반란, 힘없이 무너지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2024.07.09/ ⓒ 로이터=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이날 오전 TV토론 이후 첫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이 회의는 휴대전화 소유도 금지된 채 비공개로 2시간가량 이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내부 논쟁에서 바이든 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토론은 대통령을 후보로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며 "이는 바이든이 적어도 지금 비판자들이 홍수처럼 늘어나는 것을 막았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민주당의 주요 인사, 두려움을 삼키고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제목으로, 악시오스도 '의회 내 바이든에 대항하는 반군, 반란이 망하는 것을 목격'이라는 제목 하에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라는 사실에 회의적인 한 하원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고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발언권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화요일 회의에서는 이 점을 확인했을 뿐 더 놀랄 만한 사실은 없었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스티븐 린치(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은 이날 회의 후 "전환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당대회에서 나에게 도전하라"며 민주당 내 사퇴론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MSNBC '모닝 조(Morning Joe)' 인터뷰에서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대선 도전을 선언하고 나에게 도전해 보라"며 "전당대회에서 (나에게) 도전하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은 대통령 후보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공격적인 공세'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힐은 이 인터뷰를 거론하며 "토론 후 조용한 침체기를 겪은 바이든은 최근 며칠 동안 피해 통제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상원 의회 전경 2021.08.11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더힐은 이날 진행된 하원 비공개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후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나오지 않았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악시오스도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사퇴 논의를 종료하라고 말하자 의원들이 이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비공개적으로 피력한 젤리 네이들러 하원의원(뉴욕주)은 "그는 자신이 잔류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는 우리의 후보이며, 우리는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환했다.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이날 회의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바이든과 함께한다"는 말을 무려 9번이나 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사퇴 문제를 논의한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같은 쪽으로 결론을 내렸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스티브 코헨 하원의원(테네시주)은 '민주당이 토론을 같은 방향으로 마무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늘 같은 페이지에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원하지만 공개적인 발언을 꺼리는 당원도 남아 있을 수 있다. 더힐은 이 당원들은 토론 여파가 반영된 여론조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러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다시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은 여전히 분열돼 있으며, 바이든과 그들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을 향한 사퇴 요구는 (하원의원들이) 그를 받아들인 후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원의원들은 현재 바이든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할지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익명의 한 하원의원은 더힐에 "누설될까 봐 두려워서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니 실제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하원 민주당 하원의원 역시 악시오스에 "이런 종류의 무력행사가 있을 때 사람들이 그에게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