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中과 친밀해지자 인도 견제 나서…중인러 新삼국지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리보 주 관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비공식 회담을 갖고 서로 껴안으며 인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선 성공 이후 첫 외국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정하고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중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지고 있는 러시아를 제어하기 위함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8일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모디 총리를 관저로 초대해 차를 마시며 담소했다. 공식 정상회담은 9일로 예정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도 고위 외교관은 중대 발표가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모디 총리의 방문은 양측이 여전히 긴밀하다는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냉전 시기에도 선린 우호 관계였다. 특히 러시아는 인도의 최대 무기 및 석유 공급국이다.

인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되자 외교적 생명줄 역할을 해온 중국과 급속히 가까워지는 것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역사상 최고"라고 묘사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7.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에 비해 중인 관계는 최악이다. 중인 관계는 2020년 국경 분쟁이 폭력 사태로 번진 이후 악화 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통의 우방인 러시아가 중국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페트르 토피치카노프 선임연구원은 "이번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가 중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도의 지도자들은 취임 직후 부탄, 몰디브, 스리랑카와 같은 이웃 나라를 먼저 방문해 왔었다. 모디 총리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이런 관례를 깨는 것이다. 러시아와 관계를 긴밀히 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모스크바는 모디의 방문을 최대한 활용할 전망이다.

모스크바 입장에서는 모디의 방문으로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가 중국 이외에도 친구가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고,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주요 석유 구매자인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 또한 이들의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의 패권이 예전만 못하자 중인러 3국이 각개약진하며 새로운 삼국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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