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만 가능하면 어디든 사무실…캐나다서 '디지털 유목민' 증가세[통신One]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부상한 새로운 원격 근무 트렌드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의 비자 제도로 촉진되는 글로벌 이동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에서는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선택하고 있다. 이들은 원격 근무의 자유를 통해 캐나다의 높은 생활비와 경쟁적인 주거 비용을 피하고, 보다 저렴하고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고 있다.
맥길 대학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 인구의 약 11%가 해외 거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디지털 유목민(디지털 노마드)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캐나다의 대도시에서는 견디기 어려운 고비용과 집중된 경쟁 환경을 피하고, 보다 저렴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월등히 높은 생활비와 주거 비용이 디지털 유목민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토론토에서 원룸을 임대하는 비용이 월 2200달러(약 300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 금액으로 주거·식료품·여가 비용을 모두 충당하며 더 여유롭게 삶을 즐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캐나다인들이 해외에서의 디지털 유목 생활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원격 근무와 디지털 통신 기술의 발전을 가속해 많은 캐나다인들이 해외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 연결만 있으면 일할 수 있는 편리함을 이용하며, 마을의 한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광이 비치는 공간에서 일을 하며,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자신을 디지털 유목민이라고 자처하는 밴쿠버 출신의 30세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최근 2년 반 동안 영국, 콜롬비아·에콰도르·멕시코를 거쳐 페루에서 일했다. 초기에는 캐나다의 한 회사에서 일했으나, 현재는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보통 디지털 유목민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젊은 근로자들이 주를 이루며, 이들 중 상당수는 고소득 기술 및 지식 산업 직종에서 활동한다.
해외에서의 디지털 유목 생활은 국가 간 경제적 차별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의 여러 나라는 디지털 유목민을 유치하기 위한 특별 비자 제도를 도입해 이들의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기회를 캐나다와 해외에서 공정하게 분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원격 근무와 여행이 결합하면서 라틴 아메리카, 유럽, 동남아시아의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디지털 유목민과 다른 관광객들이 지역 주민을 저렴한 주택에서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과 주거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해외에서 원격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경우, 주변 지역의 주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는 주거 비용 상승과 공간 경합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캐나다 정부 역시 디지털 유목민 증가 추세를 인식하고 있으며, 새로운 글로벌 시대에 맞춰 캐나다의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유목민들이 캐나다와의 연결을 유지하면서도 해외에서의 경제적 기회를 활용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유목민들은 단순한 이주가 아닌, 글로벌 시대에서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 그들의 결정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추구하고 자신의 삶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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