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문에 총선도 패할라'…미 민주당 의원들, 바이든 사퇴 압박

하원의원들 사퇴 요구 서한 회람 중…의원 2명은 직접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남북전쟁 당시 제2오하이오주 의용보병연대 소속 필립 샤드락 이등병과 조지 윌슨 이등병의 후손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03/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선 후보 사퇴 압력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의 고집이나, 그로 인해 대선 패색이 짙어질 경우 11월5일 대선과 같은 날 있는 상·하원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 고위 관계자는 수십명의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선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선거구에서 재선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 서한을 회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첫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한 후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의 후보 사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애리조나주 하원의원인 라울 그리핼버는 3일 로이드 도겟 텍사스 하원의원에 이어 바이든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진보 성향의 그리핼버 의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다른 몇몇 의원들은 대통령과 거리를 두었다. 마이크 퀴글리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그날 밤만 좋지 않았을 뿐 다른 때는 괜찮았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토론 당일 유독 몸이 안 좋았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변명을 거부한 것이다. 그는 "그날 밤 좋지 않았다는 건, (그 자체로) 해결해야 할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연결 및 데이터 센터 전문 기업인 에퀴닉스 최고경영자(CEO)이자 바이든 최대 기부자인 찰스 마이어스는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일들이 매우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면서 "아마 5~6일 정도 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당내 반응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부담을 느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이 토론에서 참패한 뒤 재선 포기 고민을 측근에게 털어놓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실제로 후보 사퇴를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 소식통 역시 바이든이 재선 도전에 여전히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내 고위 관리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다. 3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었고 가까운 동맹자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과도 이날 통화할 예정이다. 클라이번 의원은 앞서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신적 예리함을 입증하고 민주당 인사들이 가진 그의 출마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바이든이 "타운홀" 스타일의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이번 의원은 바이든이 민주당 내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면 다른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공개 전당대회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그 과정에서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일)엔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프리스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그에게 자신의 사퇴 요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불안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의회의 어느 한 곳이라도 민주당이 장악해야 2025년 감세와 부채 한도를 둘러싼 싸움에서 트럼프 백악관과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들은 하원에서 계속 다수당이 되기를 바라지만 바이든이 계속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 있는 것이 부담되며, 대선 패배 상황이 명확해지면 더더욱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지지를 낮출 것이라고 걱정한다.

2024 미 대선은 11월 5일 치러지는데 같은 날 100석 중 34석의 상원의원과 435석의 하원을 뽑는 선거도 같이 치러진다. 13개 주의 주지사도 새로 뽑히는 등 지역 선거도 같이 치러지기에 어느 당이든 대승하거나 폭망할 가능성이 높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