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선 판세 뒤집을 중대 순간 맞았다…내일 첫 TV토론

바이든 일주일간 실제처럼 연습…트럼프도 잘할 것이라 자신
전문가들 "바이든의 정책보다는 태도, 재치, 순발력 등 볼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우측)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오는 27일 오후 9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 미국 CNN 방송이 주최하는 첫 2024 미국 대선 토론이 예정된 가운데 이번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판세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는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가까이 따라잡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이 뒤처졌던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고령 논란을 불식시킬 중대 순간이라는 것이다.

26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AFP통신에 따르면 두 번의 대선 토론 중 첫 번째인 28일 토론은 수천만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토론 준비 상황을 묻는 우익 방송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준비해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이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공격하던 데서, 바이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본인에 불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근처 캠프 데이비드의 휴양지에서 실제 TV 스튜디오 조명 아래에서 토론하듯 일련의 모의 토론을 해가며 일주일을 보냈다. 바이든 측은 토론 내용보다는 민첩성, 태도, 신체적 표현 등을 평가받을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다.

더힐은 바이든에게 이번 토론이 "낮은 지지율과 그의 나이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 속에서 백악관에서 4년 더 봉사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주장과 동시에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실수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0년 대선 동안 영부인 질 바이든의 순회 언론 비서였던 마이클 라로사는 대통령 말이나 정책의 내용보다는 그의 시각적, 언어적 표현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불행하게도 그는 언론, 전문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유권자들에 의해 (정책이 아닌) 피상적인 기준으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그의 민첩성, 태도, 신체적 표현, 부드러운 말 전달, 빠른 재치, 받아치기 능력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고령인 그에 대한 신체적 인지적 능력을 확인하려 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와 바이든 둘 다 고령이지만 유권자들이 더 우려하는 사람은 바이든이다. 이번 달 실시된 CBS 뉴스/유거브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0%가 트럼프가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정신적, 인지적 건강이 있다고 답했지만, 바이든에 대해서는 35%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간 바이든은 고령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그의 지혜와 경험을 강조하고, 나이에 대한 공격을 무장해제하는 농담 등을 잘 구사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 90분은 이것과는 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두차례의 국정연설과 백악관에서 발언들은 거침없고 유려했지만, 대본이나 프롬프터가 없는 토론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퍼듀대학교 역사학 부교수인 캐서린 크레이머 브라우넬은 “이것은 실제로 후보자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라면서 "캠페인 팀이나 컨설턴트, 특정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후보자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의 전 수석 보좌관 케이트 베딩필드는 26일 CNN에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얼마나 서로를 싫어하는지 잊지 말라"면서 “그들은 정말로 그렇다. 그래서 나는 관객 없이 8피트(2.4m) 떨어져서 함께 무대에 서서 일대일로 싸우는 강렬함이 일종의 X 요소(변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둘의 서로에 대한 증오가 강렬해 서로 압박하고 인신공격하는 숨 막히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바이든이 매우 토론을 잘해 그 순간 고령 우려가 잊힌다고 해도 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또 다른 고령의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이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월터 먼데일에게 “나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상대의 젊음과 경험 부족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친 대선 토론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말도 그 효과가 길지 않았다는 의미에서다.

크레이머 브라우넬 교수는 “그것은 레이건의 나이에 대한 큰 우려로부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더 광범위한 캠페인에서 보면 한순간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레이건의 나이를 걱정했다면 그 말 하나로 마음이 바뀌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거브 여론조사에서 등록된 유권자 3분의 2가 대선 토론을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바이든을 토론에서 이길 것이라고 40%가 답했고 그 반대일 것이라고 30%가 답했다. 하지만 10명 중 1명만이 토론이 자신의 투표를 바꿀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