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번스 주중 美대사 "中,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美 주최 행사 참석하는 中 시민들 심문…온라인엔 반미주의
"자신감 있는 정부 할 일 아냐…美 매력은 줄어들지 않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68)는 25일(현지시간) 중국 정부를 겨냥 "그들은 (미중) 양국 국민의 재결합에 찬성한다고 말하지만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 대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중국 정부와 이 문제(미중 관계 개선 활동)에 대해 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고쳐진 것도 없다"고 말했다.
번스 대사의 이러한 '작심발언'은 지난해 11월 미(美)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냉랭했던 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측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당장 번스 대사는 최근 중국 북부 지린성의 한 공원에서 발생한 미국 대학강사 4명에 대한 중국 괴한의 피습 사건에 대해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반미(反美) 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번스 대사는 이 사건에 대해 "가해자의 동기에 대해 (중국 측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심문하고 협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번스 대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 측에서 자국 시민들에게 '중국에서 열리는 미국 측 행사'와 관련해 불참할 것을 종용하는 압력을 가하거나 참석한 사람들을 위협하려 했던 공개 행사가 61건이나 된다.
아울러 중국 전역에서 진행되기로 했던 미국 대학 박람회가 이념 또는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취소된 것은 물론 미국이 지원하는 교환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 다수가 당국, 학교, 고용주로부터 압력을 받고 하차했다.
미 대사관이 주최한 콘서트날 당일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콘서트를 무산시킨 적도 있었다.
번스 대사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이는 자신감 있는 정부의 신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번스 대사는 중국이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를 포함, 3년간 미국 대사관에 중국인 직원 채용을 허가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어 "이는 밀려드는 비자 신청을 처리할 현지 직원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일반 중국인들 사이에서 미국의 매력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일반 중국인들에게 미 대사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검열로 인해 점점 더 방해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번스 대사는 "2년여 동안 중국 정부가 미국을 폄하하고 미국 사회, 역사, 정책에 대해 왜곡된 얘기를 하려는 매우 공격적인 노력에 대해 우려해왔다"며 "(그러나 이런 일은) 중국 정부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네트워크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으며, 온라인에는 반미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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