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중도 사임으로 귀결된 정치 스캔들 [역사&오늘]

6월 17일, 워터게이트 사건 발발

미국 제36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대통령의 집무실에 있던 녹음기. (출처: Unknown author, Gerald R. Ford Presidential Museum, 사진(2012),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2년 6월 17일,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빌딩에서 일하던 한 경비원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렇게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서막이 올랐다.

출동한 경찰은 5명의 침입자를 체포했다. 경찰 당국은 처음엔 이들을 단순 좀도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소지품에서 35mm 카메라 2대, 단파 수신기, 현금 2300달러, 그리고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재선위원회' 출신의 하워드 헌트라는 인물의 전화번호가 나오자 이를 연방 법무부에 알렸다.

다음날 '워싱턴 포스트'의 신문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이 이 시간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들은 끈질긴 추적 취재와 탐사 보도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앞장섰다. 당시 닉슨 행정부는 언론에 압력을 가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굴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치는 탐사 보도를 지속했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와중에 닉슨 대통령 행정부가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뇌물로 회유하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닉슨 대통령이 불법 도청에 직접 연루됐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사건은 더욱 커졌다. 닉슨은 녹음테이프 공개를 거부했지만, 대법원은 녹음테이프 공개를 판결했다.

녹음테이프에는 닉슨 대통령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음모에 직접 관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재선 당시 지지율이 70%에 육박했던 닉슨 대통령은 세기의 거짓말쟁이로 전락했다. 탄핵 절차를 앞둔 1974년 8월 9일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사임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미국 정치 역사에 깊은 상흔을 남겼으며, 미국 사회에 정치인들의 부도덕성, 권력 남용, 그리고 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동시에 이 사건은 진실과 정의를 구현하는 언론의 기능과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