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천안문 35주년, 中 천안문 때보다 더 고립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6.4 천안문 사건 35주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이 1989년 6.4 천안문 사건을 무력 진압하자 서방 세계는 중국 보이콧에 돌입,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세계로부터 고립됐었다.

그러나 당시 고립은 일시적이었다. 지금의 고립은 체계적이고, 점진적이며, 장기적으로, 중국은 역사 이래 세계에서 가장 소외돼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업체 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중국 호감도는 현재 20%에 불과하다. 이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건 직후 조사한 2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른 나라의 대중 호감도도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천안문 사건 직후보다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성장률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성장률은 천안문 사건 이후 최저인 3.9%에 머물렀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다.

더욱 문제는 현재의 고립이 하루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건을 비교적 빨리 극복했다. 당시 실권자였던 덩샤오핑은 1992년 남순강화(남부 지역을 순회하며 개혁개방을 다시 외친 사건)를 해 다시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러 모았다.

이후 서방 자본은 다시 중국에 유입돼 중국은 천안문 사건의 후유증을 빨리 털 수 있었다.

이후에도 덩샤오핑은 이른바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의미, 미국의 패권을 인정한다는 뜻)를 기본으로 하는 외교정책을 구사, 미국 등 서구 열강을 자극하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중국은 미국 등 서구 열강이 중국에 대거 투자함에 따라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덩샤오핑의 외교 노선을 뒤엎고 이른바 '전랑외교'를 채택했다. 전랑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공세적 외교를 펼치는 노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후 미중 관계는 냉각되기 시작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양국 패권전쟁이 본격화했다.

트럼프 정부 이후 바이든 정부에서도 중국 때리기는 지속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대중 반도체 수출 금지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4배 인상하는 등 양국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이유로 전기차에 대한 100%로 인상 등 고율 괸세를 부과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은 이뿐 아니라 동맹을 규합, 대중국 포위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과거 천안문 사건 때보다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 중국과 선린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중동의 일부 국가, 아프리카의 독재국가뿐이다.

그런데 이번 고립은 1989년과 달리 체계적이고, 점진적이며, 장기적이어서 중국이 이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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