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미국인 전기차 안사는 진짜 이유 알고 보니
중국이 전 세계 전기차 산업 지배하고 있기 때문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인들이 최근 들어 전기차를 안 사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 전기차 소비가 급감한 것은 얼리 어답터들이 이미 전기차를 대부분 구입했고, 충전의 번거로움 등 경제적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정치적 이유도 한몫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WSJ이 모닝컨설팅에 의뢰해 미국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40%가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에 부정적인 응답자 중 38%는 정치적 견해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중 63%는 중국의 전기차 공급망 지배를 꼽았다.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전기차 대신 휘발유 차를 계속 타겠다는 얘기다.
최근 난기류로 비행기가 급강하, 승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기후변화는 전 인류에게 심각하고, 당면한 위협이다.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전기차를 의무화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미국인들은 중국의 지배가 싫어 전기차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산업혁명 이후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이다. 사실 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은 중인 등 개도국이 아니라 영미 등 선진국이다.
선진국은 이를 반성하기 위해서라도 전기차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그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꺼리는 것은 책임 있는 나라의 자세가 아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리는 등 자유무역에 정면으로 반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동안 미국은 자유무역의 가치를 전 세계에 퍼트리는 등 ‘자유무역 챔피언’을 자임했었다. 그러나 자국이 불리하자 보호무역으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올리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를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국익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이 자유무역 챔피언이라는 명성에는 흠집이 불가피하다. 이제는 오히려 중국이 “우리가 자유무역 챔피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전벽해의 변화다. 그동안 자유무역 챔피언이었던 미국이 스스로 그 훈장을 내려놓으려 하는 데 비해 중국은 이를 기꺼이 받으려 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산업 분야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기차는 물론 태양광 부문에서도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이어 다음은 녹색에너지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미국이 대중 압력을 강화하자 그린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결정하고, 집중투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중국에 대규모 관세 폭탄을 퍼부은 것이 미중 패권전쟁의 시작이다.
이후 만 6년이 지났다. 미국의 집중적인 공격에 중국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수출길이 막혀 경기가 둔화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망하지는 않고 있다.
만약 미국이 한때 미국의 부동산을 매집하는 등 미국을 경제적으로 공격했던 일본에 6년간 집중 공격을 퍼부었더라면 일본은 이미 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니다. 14억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파상 공세를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패권 전쟁은 앞으로도 수십 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사이 중국은 망하거나 아니면 각종 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하나둘씩 추월해 미국의 패권을 정말로, 심각하게 위협할 수도 있다.
sino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