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미국 틱톡 금지하는데 중국은 테슬라에 큰 선물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이 중국이 개발한 틱톡을 금지하거나 강제 매각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비해 중국은 미국 기업 테슬라에 전면 자율주행(Full Self Driving, FSD) 사전 면허를 발급하는 등 특혜를 주고 있다.
이는 미중 패권전쟁으로 경제 위기에 빠진 중국이 미국이 중국 기업을 탄압하지만 중국은 미국 기업을 탄압하지 않는다는 점을 선전함으로써 외국 기업의 대중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리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를 두루 만나고 FSD 개발의 큰 장애물 2개를 제거했다.
중국 당국이 테슬라의 차세대 성장 엔진인 FSD 기능을 사전 승인하고, 테슬라는 중국에서 적용되는 FSD에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보안 우려를 불식시켰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FSD와 관련, 이정표를 세운 것. 이에 따라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15% 이상 폭등했다.
미국이 중국이 개발한 틱톡의 강제 매각을 명령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중국 기업을 옥죄고 있으나 중국은 미국기업 테슬라에 큰 선물을 안겨 준 것이다.
이는 중국은 미국과 달리 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중 패권전쟁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위기로 경제도 둔화하고 있다.
중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가 다시 유입돼야 한다. 이 같은 배경에서 중국은 테슬라에 큰 선물을 안긴 것이다.
시기도 절묘하다. 지난주 미국은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매각을 강제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서명함에 따라 법안이 발효됐다.
미국은 중국 기업을 탄압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고 선전하기에 좋은 시점이다.
특히 테슬라에 선물을 준 이유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 등 중국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창 총리가 상하이 당서기로 재직할 때, 테슬라는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 등 머스크와 리창 총리는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당시 리창 총리는 사상 최초로 외국 기업 독자 지분을 인정했었다. 이전까지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합작해 중국에 진출해야 했었다.
머스크는 이에 감동했음인지 “미국인들은 중국인들처럼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혁신적이다”고 말하는 등 친중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중국 권부는 노골적으로 친중 행보를 이어온 머스크에게 큰 선물을 안김으로써 전 세계 기업들에 중국에 투자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머스크가 중국을 방문한 시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초 머스크는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머스크는 인도 총선을 앞두고 인도를 방문해 인도 투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입장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외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며 선거에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주 난제가 산적하다며 인도 방문을 연말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 28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최근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인도는 아직 세계 경제의 '메이저 플레이어'가 아님을 증명하는 사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5월 유럽을 방문한다. 시 주석의 유럽 방문은 코로나19 이후 5년 만이다. 5일 프랑스 방문을 시작으로 5일간 세르비아, 헝가리 등을 방문해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을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 유럽이 미국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친중적인 프랑스를 먼저 방문하는 등 이번 유럽 방문에서 각국에 선물 폭탄을 투하하는 방법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를 이간하려 할 것이다.
미중 패권전쟁이 점입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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