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CC, 트럼프 때 폐기한 '망 중립성' 규정 6년만에 복원

망중립성을 옹호하는 시위대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망중립성을 옹호하는 시위대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폐지됐던 망 중립성 규정을 약 6년만에 복원하고 광대역 인터넷에 대한 규제 감독을 재개하는 안건을 3대 2로 가결했다. 망 중립성이란 모든 망 사업자가 인터넷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시카 로젠워셀 FCC 위원장은 "모든 소비자가 빠르고 개방적이며 공정한 인터넷 접속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FCC는 이 권한을 버리고 광대역에 감독이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7월 FCC가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채택한 망 중립성 규칙을 복원하도록 장려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 중 하나다. 통신사업자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터넷 기업들이 성장하던 와중인 2008년 컴캐스트가 너무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비트토런트의 서비스를 차단했다가 이 개념이 문제가 됐다.

FCC는 당시 망중립성 원칙에 따라 서비스 차단을 풀라는 명령을 내렸다가 법적 분쟁으로 발전, 결국 2015년 망중립성 원칙이 도입됐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FCC는 망 중립성 규정이 불필요하고, 혁신을 가로막으며,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네트워크 투자를 감소시켰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그간 FCC는 이처럼 정권에 따라 망 중립성을 찬성하거나 반대해왔다. FCC의 구성이 정권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이다. FCC 위원은 미 상원의 인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5명 위원들이 동일 정당 출신이 3인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까지 FCC의 과반수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의 3년 동안 이 망 중립성 법안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편 FCC는 통신법 2장의 적용을 받는 서비스를 재분류,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내 광대역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외국 정부 소유 기업에 대한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됐다. 앞서 FCC는 통신법 214조에 따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등의 미국내 운영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