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친팔 시위' 계속 번지자…백악관 "표현의 자유 지지한다"
"반유대주의, 미국에 설 자리 없어" 발표 3일 만에 한 걸음 물러서
존슨 하원 의장 컬럼비아대 방문…강경 대응 예고
- 정지윤 기자,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조소영 기자 = 미국 유수 대학들을 중심으로 가자지구 전쟁에 항의하는 물결이 일자 백악관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학 캠퍼스에서 표현의 자유와 토론, 차별 금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우리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혐오 표현이나 폭력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는 비난받을 만하고 위험하다"며 "대학 캠퍼스는 물론 미국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한 지 3일 만에 나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내 피해가 심화하자 최근 미국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에서는 학교에 이스라엘 관련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야영 시위가 이어졌다. 뉴욕 경찰은 지난 17일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100명 이상의 시위 대원이 무질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22일 미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소재 예일대학교에서는 캠퍼스를 비롯해 그 주변에서 일주일 동안 시위를 벌인 학생 등 47명 이상이 체포됐다.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 대학교는 이를 의식해 학교의 중심부인 '하버드 야드'(Harvard Yard)를 봉쇄했다. 학교에 출입하는 이들에겐 학생증 등을 요구하고 일반인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센 시위 불길은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터프츠대학교, 에머슨 대학에서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시위에 영감을 받아 '친팔레스타인 캠프'를 설치했다. 뉴욕대학교(NYU) 시위대는 이슬람 성지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미국 휴스턴의 텍사스대학교 등 대학가에서는 진압 경찰이 시위대와 대치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저는 오늘 미노슈 샤픽 컬럼비아대 총장이 즉각 질서를 되찾지 못한다면 사임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유대인 학생들이 목숨 걸고 도망쳐야 하고, 공포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회가 침묵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태가 빨리 수습되지 않고 위협과 협박이 멈추지 않는다면 주 방위군이 투입될 적절한 시기가 온 것"이라고 단언했다.
컬럼비아대는 공화당 핵심 인물인 존슨 의장이 "반유대주의의 바이러스"라고 지적했다. 이날 존슨 의장이 시위대는 야유를 퍼부으며 "자유 팔레스타인"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최근 공화당은 미국 유수 대학들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대학 총장들을 국회로 소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전 총장이, 올해 1월에는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전 총장이 학내 반유대주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국회에 소환된 뒤 자진해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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