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외교부, 美 대사 대리 초치…'반정부 시위 배후'

"쿠바 정부 개입·비방 메시지 거부한다" 항의
美 "터무니 없는 비난"…'싸늘한 관계' 강조

2021년 7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앞에서 쿠바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AFP=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쿠바 외교부가 자국 내 '반(反)정부 시위'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보고,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 대리를 초치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 코시오 쿠바 외교부 차관은 벤자민 지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 대리를 소환해 미국 측의 쿠바 정부에 대한 개입 및 비방 메시지를 거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쿠바에서는 지난 17일 제2의 도시 산티아고를 포함, 최소 5곳에서 식량 부족과 정전에 항의하는 집회가 발생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당일 "쿠바 정부는 시위대의 인권을 존중하고 쿠바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미 의회에서 쿠바 출신의 유일한 하원 의원인 카를로스 기메네스 또한 같은 날 미 행정부에 '시위자들에게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라'고 요청했다.

쿠바 정부는 이에 불쾌감을 느끼고 미국 정부를 향해 항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또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치인들과 네트워크 테러리스트들이 개입주의 메시지와 혼란을 촉구하며 쿠바의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18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쿠바 시위의 배후에 있지 않으며, 이에 관한 비난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일련의 상황은 양국의 '싸늘한 관계'를 강조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쿠바는 한때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쿠바에 대한 가장 엄격한 제한(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쿠바 관계자들은 "(이제) 미국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전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