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압박하는 집토끼…'지지후보 없음' 캠페인 미네소타까지

민주당 진보성향 및 아랍계 유권자들 반발 움직임 강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 있는 세인트 에드먼즈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떠나며 취재진을 만나 “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 2. 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한때 미국 민주당의 굳건한 지지층이었던 진보성향 유권자들과 아랍계 유권자들이 오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과 아랍계 유권자들의 연합이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경선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을 표기하는 항의 운동이 미네소타주까지 퍼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미시간주에서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 민주당 경선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 없음'을 찍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지지 후보 없음'은 약 13%를 득표하며 바이든 대통령(8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시간주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휴전은 없다, 투표도 없다'(No ceasefire, No vote)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조직적 활동을 벌인 결과다.

미네소타주에서 '바이든을 버려라'(Abandon Biden) 캠페인을 벌이는 제일라니 후세인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번 투표는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목적으로 바이든에 반대하는 또 다른 항의 투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네소타주의 무슬림 인구는 약 25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미시간주처럼 '지지 후보 없음' 투표 캠페인이 조직적으로 벌어지지 않았기에 미시간주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서 27일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통령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치르는 가운데 활동가 레이라 엘라베드가 '지지후보 없음'(uncommitted) 투표 선거의 밤 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2.27 ⓒ 로이터=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반감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무슬림 유권자 동원 및 옹호 조직인 '엠게이지'의 와엘 알자야트 대표는 "바이든 선거캠프가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미네소타·펜실베이니아·캘리포니아·조지아·버몬트에서도 같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항의 투표 움직임에도 '슈퍼 화요일' 경선이 벌어지는 모든 주에서 승리하고, 수 주 내로 민주당 후보 자리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측 선거캠프 관계자는 미네소타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그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지금은 항의하더라도 결국엔 이스라엘 극우 정권에 덜 친화적인 민주당을 찍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는 "아랍계 미국인이나 무슬림 미국인을 무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그 누구의 지지도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지구 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향해 6주간의 적대행위 중단을 대가로 인질 석방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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