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간 달착륙선 오디세우스…발사 48분후 로켓 분리·교신 '성공'
인튜이티브 머신스 22일 연착륙 도전…성공시 '민간 1호'·美역사상 52년만
달남극 인근서 7일간 지형·자원 조사…나사 1500억 달탐사 장비배송에 투자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항공우주기업이 제작한 무인 달착륙선 '오디세우스'(Odysseus)가 15일(현지시간) 발사 48분 만에 로켓으로부터 분리돼 지상 교신에 성공했다. 일주일 뒤 달 표면 착륙에 성공할 경우 전세계 '민간 1호' 수식어를 거머쥐게 되는 것은 물론 미국으로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2년 만에 맞는 겹경사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제작한 오디세우스(Nova-C)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소재 나사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현지시각으로 15일 오전 1시5분(한국시각 15일 오후 3시5분) 스페이스X가 만든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굉음과 함께 어둠이 짙게 깔린 대서양 상공을 붉게 물들며 날아오르던 오디세우스는 발사된 지 48분 만에 지상 223㎞ 지점에서 팰컨9 로켓에서 분리돼 달을 향해 자력으로 비행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인튜이티브 머신스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 휴스턴의 지상 관제소는 오디세우스로부터 첫번째 무선 신호를 수신했다.
스티브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디세우스가 지상 관제소와 성공적으로 교신했으며 자동항법장치를 비롯한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전날 오전 발사 예정이었지만 착륙선의 추진 연료로 쓰이는 메탄에서 불규칙한 온도가 감지되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불거져 24시간가량 한차례 연기됐다.
일주일간 달을 향해 비행하는 오디세우스는 오는 22일 달 표면 상공 99㎞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반동 추진 엔진을 점화, 24시간에 걸쳐 천천히 하강하며 달 남극으로부터 300㎞ 떨어진 말라퍼트 A 분화구에 연착륙을 시도한다. 이곳은 표면이 비교적 평평해 우주선이 착륙하기 용이한 지형이지만 달에는 낙하산을 사용할 대기가 없어 엔진 출력만으로 속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연착륙은 고난도 작업으로 분류된다.
민간 차원에선 2019년과 2022년 각각 이스라엘과 일본 기업이 무인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따라서 오디세우스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 민간 최초다. 미국으로서는 나사 아폴로 프로젝트의 6번째 유인 달 착륙이었던 1972년 이후 52년 만이다.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지금까지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 순으로 5개국에 불과하며 모두 정부 기관이 추진했다.
착륙 후 오디세우스는 7일간 달 곳곳을 누비며 달의 지형과 자원, 잠재적 위험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달은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는데, 밤이 되는 30일부터는 착륙선의 태양열 집열판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육각 원통형에 6개의 다리가 달린, 공중전화 크기의 오디세우스에는 각종 달 탐사 장비를 비롯해 인류 지식을 담은 디지털 아카이브와 유명 미술가 제프 쿤스가 제작한 달 형상 조형물이 탑재됐다.
오디세우스는 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로 추진된 두번째 프로젝트로 'IM-1'으로 명명됐다. 나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우주관광 상업화를 목표로 하는 자국 기업들을 프로젝트 전면에 내세웠다. 2026년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나사는 장비 배송 업무를 맡기고자 인튜이티브 머신스에만 총 1억1800만달러(약 1500억원)를 지불했다.
오디세우스는 미국 민간 기업이 두번째로 발사한 달 착륙선이다. 지난달 8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미 항공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의 무인 달 탐사선 '페레그린'은 발사 7시간 만에 연료 누출 문제가 불거져 달 표면 착륙에 실패했고 결국 지구 대기권에 떨어져 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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