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뉴햄프셔 경선 운동서 본격 트럼프 겨냥…"깡패·거짓말쟁이"

"위험한 새로운 전술 시도…트럼프에 공격 가해"
오히려 지지율 감소할 수도…"매우 좁은 길 가야"

니키 헤일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6일 (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중 뉴햄프셔주(州)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여온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는 캠페인 전략을 채택했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 측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깡패'이자 '거짓말쟁이'로 묘사하는 TV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폴리티코는 "헤일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트럼프가 무대에 합류하지 않는 한 토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는 론 디샌티스를 무시하고 선두 주자(트럼프)를 집중 공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 1년 헤일리가 트럼프에 대해 보여온 미지근한 태도에서 바뀐 것"이라며 "공화당 대선 경쟁에서 위험한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7%포인트(p)까지 줄였다가 최근 다시 주춤하고 있다.

지난 4~8일 치러진 CNN/UNH 여론조사 결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2%로, 트럼프 전 대통령(39%)과 불과 7% 차이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8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세인트안셀름 칼리지 여론조사에서는 31%의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45%)과 격차가 14%p까지 벌어졌다.

이후 8~10일 WHDH-TV와 에머슨칼리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두 인물 간 지지율은 16%p까지 차이났다.

더군다나 각종 뉴햄프셔 경선 여론조사에서 4~5%의 지지율을 기록해 온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후보직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지지율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반(反)트럼프 기조로 선거운동을 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전격 사퇴했다는 점은 헤일리 전 대사에게 호재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사퇴 전까지 9~12%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뉴햄프셔 공화당 경선에서 줄곧 3위를 유지해 왔다. 헤일리 전 대사가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만하다.

상황이 복잡하고 긴박하게 흘러가는 만큼 헤일리 전 대사의 캠프는 신중한 접근법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선거 운동이 반트럼프성으로 읽힐 경우, 오히려 강경 보수파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 지지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헤일리 전 대사는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나는 그(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절'하다는 말 대신 한층 톤다운된 용어를 사용했다.

뉴햄프셔 공화당 전략가인 마이크 데니히는 폴리티코에 "지금 갖고 있는 소수의 공화당 유권자를 잃지 않으면서 무소속 유권자를 모으기 위해 헤일리는 매우 좁은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며 "그렇게 할 경우 현재 공화당의 지지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