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韓 공매도 금지, 선진시장 진입 위태롭게 할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 추진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한국의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한 가운데, 세계적 통신사 블룸버그가 "한국이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데 큰 제약이 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마트카르마 홀딩스의 분석가 브라이언 프레이타스는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로 더 이상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큰 거품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규제당국의 발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시총이 1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한국증시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코스피는 0.6%, 코스닥은 1.6% 정도다.

또 다른 유력 통신사 로이터도 “영향력 있는 지수 제공업체 MSCI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요인 중 하나로 공매도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며 “한국의 이번 조치로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시장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의 금융위원회는 5일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고 6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및 코넥스 시장 등 국내 전체 증시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국제적 흐름에 발맞춘 코로나19 때와 달리, 이번에는 한국 단독으로 공매도 금지에 나선 것이어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공매도 금지 조치는 한국 증시 역사상 네 번째다. 한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처음으로 공매도를 8개월간 금지했고, 이후 2011년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입자 3개월간 공매도를 멈췄다. 이후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로 폭락 장이 이어지자 세 번째 금지 조치를 내렸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