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중인사 궈원구이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 정자 경매할 것"

'백신 맞으면 불임' 가짜뉴스…전문가들 "근거 없어"
궈, 시진핑 비판하다 美 망명…지지자 대상 1조원 사기

미국으로 망명한 반중인사이자 중국의 부동산 재벌이었던 궈원구이가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2018.11.20.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에서 1조여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중국 부동산 재발 궈원구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정자를 경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이 불임을 일으킨다는 가짜뉴스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AFP통신에 따르면 궈는 오는 6월 소셜미디어(SNS) '게터'(Gettr)에 이같은 경매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등에서 퇴출당한 뒤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제이슨 밀러가 만든 SNS다. 궈는 게터 투자자로 알려졌다.

궈는 지난 2월 게터 생방송에서 "우리 동료들을 윈한 정자와 난자를 게터에서 6월1일~6일에 경매할 것"이라며 "이미 약 6000개의 난자와 수백만 개의 정자를 보관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궈는 "내 것은 물론이고 최고의 정자와 난자를 경매하겠다"며 "거래는 디지털 화폐로도 가능하며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AFP는 궈가 현재 1조원대 사기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만큼 실제로 경매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이런 계획이 게터에서 현재 엄청난 화제와 인기를 몰고 있다고 전했다.

한 지지자는 게터에 "백신 미접종자의 정자나 난자를 경매하는 것은 부를 얻는 명예로운 방법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구하는 일이다"고 적었다.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 중국 산둥성 칭저우의 백신 접종소에서 주민이 백신을 맞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궈의 계획은 코로나19 백신이 불임을 일으킨다는 가짜뉴스에서 기원한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사용이 처음 승인됐을 때부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불임과 관련있다"는 가짜뉴스가 확산했다.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가드(Newsguard)의 보건분야 전문가 존 그레고리 에디터는 "이번 경매는 코로나19 백신이 생식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는 가짜뉴스의 연장선이다"며 "이를 반박하는 수많은 의학 연구와 증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궈가 설립한 반중 로비단체 신중국연방(NFSC)은 "백신은 생물무기"라는 근거 없는 발언을 거듭해왔다.

궈는 경매되는 정자와 난자의 검증을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할 것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게터 관계자들은 다른 나라에 정자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법적 처벌을 우려하며 경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미국 매체 롤링스톤은 전했다.

한편 궈는 최소 201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피해자들의 자금 10억 달러(약 1조3100억원) 이상을 가로채려고 공모한 혐의로 뉴욕에서 체포돼 기소됐다.

미 법무부는 뉴욕에서 망명 중이던 궈가 시진핑 중국 주석에 대한 비판을 내세우면서 온라인에서 많은 지지자들을 구축, 이들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의 초등학교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백신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