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CPI 6.0%↑ 예상 부합…3월 금리 0.25%p 인상 확률 92%(종합2보)
전년 동월 대비 2021년 9월 이후 최소폭 상승…근원 CPI는 여전히 높아
- 김현 특파원, 신기림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신기림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이 6%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둔화해 2021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에는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6.4%)의 상승폭보다 낮은 것이자,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게 오른 결과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전년 대비와 전월 대비 모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모두 부합했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아 198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현재 6%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의 3배에 달해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 중이다.
에너지가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5.2%로 각각 하락해 인플레이션 둔화에 일조했다. 식품 인플레이션은 전월비 0.4%, 전년비 9.5%로 각각 내려왔다. 8개월 만에 반등했던 중고차와 트럭 가격도 전월 대비 -2.8%로 다시 하락했다.
그러나 주택 임대료가 여전히 높아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크게 내려오지 않았다. CPI의 1/3를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월 대비 0.8%, 전년 대비 8.1%로 올랐다. 항공운임료는 전년 대비 6.4% 올라 5개월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5%, 전월 대비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전망치와도 일치했다.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지난 1월(5.6%)보다 낮아져 202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1월(0.4%)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근원 CPI를 끌어올린 것은 역시 주거비용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주거비용은 근원 CPI 상승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이 미래 인플레이션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CPI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그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 왔던 연준이 3월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히며 이달에도 연준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다만 2월 고용보고서가 신규고용은 예상을 상회했지만 임금은 덜 오르는 등 다소 엇갈리게 나오면서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지난주 실리콘밸리은행(SVB)를 비롯한 갑작스러운 은행 파산이 잇따르며 연준이 자신하던 금융 안정성이 위협을 받아 이달 금리 인상은 0.25%p 인상으로 크게 기울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최대 80% 확률이었던 0.5%p 인상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시장에선 여전히 0.25%p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동결, 심지어 인하 베팅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 기준 선물시장은 이번 CPI 이후 3월 금리 0.25%p 인상 확률을 91.5%, 동결 확률을 8.5%로 가격에 반영했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새싹기업) 전문 은행인 SVB가 뱅크런으로 순식간에 파산했고 금융 시스템 전반에 전염될 것이라는 극단적 공포는 연준의 긴축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SVB 등 중소 규모 은행들이 위기에 처한 원인 중 하나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펀드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작은 은행들의) 문제들은 주로 수년간 과도한 연준 정책 때문에 발생했다"며 "지금은 과도한 긴축으로 촉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연준이 이제 긴축 사이클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근원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연준이 이번 금융권 위기를 진정시킨 이후 계속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gayunlo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