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2일) '과학자들의 행진' 전세계서 전개된다

'지구의 날' 맞아 美워싱턴 등 전세계 500여개 도시서
"정파성 띠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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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과학자들의 행진'(March for Science)이 오는 22일(현지시간) 전 세계 500여개 도시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날은 '지구의 날'(Earth Day)이기도 하다.

지난달 21일 열린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대 시위라는 성격이 컸다면 이번 '과학자들의 행진'은 '반(反)트럼프'라는 광범위한 주제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과학 연구가 얼마나 지장을 받게 되는지, 공공 의제로 과학 연구를 다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알리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주최측은 21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나 AFP 등 외신들은 주최측이 "당파성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물리학자이자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를 이끌고 있는 러시 홀트(Rush Holt) AAAS 회장은 "행진을 위한 모임은 당파적인 것이 아니며 어떤 특별한 공공기관이나 정치인을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원래 과학자들은 정치적인 분노를 갖더라도 공격하기보다 속으로 삭이곤 한다"고 말했다. AAAS 외에 미국지질학회(AGU), 미국화학협회(ACS) 등 주요 과학 단체들도 이번 행진에 참여한다.

홀트 AAAS 회장은 "지난해 말 선거가 치러지기 전 수년간 과학자들, 그리고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데올로기 아래에 모이거나 정책 결정과 공적인 토론을 하는데 열을 올리긴 했다"고 말하고 "이런 기류가 오히려 분노를 더 부추길 수 있다. 과학자들의 행진이 여성들의 행진과 동시에 촉발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상징적으로 워싱턴 D.C.의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앞에서 수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콘스티튜이션 애비뉴(Constitution Avenue)를 따라 내셔널몰 북쪽과 의회 아래쪽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만 400여개 도시에서 행진이 진행된다.

노벨상 수상자인 캐롤 그라이더(Carol Greider) 존스홉킨스대 생물학 및 유전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과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개발에 쓰일 예산을 20%나 삭감한 것을 비판했다. 그라이더 교수도 그러나 정파적 딱지를 붙이지 않는 것이 과학 분야의 주장을 하기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과학자들의 행진이 이렇게 당파성을 배제한다고 강조하는 이면에선 포괄성(inclusiveness)과 다양성(diversity)에 대한 내부 논란이 있었다면서 사회적 정의가 행진이 주는 메시지의 핵심이어야 한다는 논의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선 다수의 과학자들이 행사 주최측이 인종주의나 성차별 등의 이슈를 무시하는 면이 있다는 불평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같은 날 같은 취지의 '함께하는 과학행진'이 예정돼 있다.

과실연(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가 주최, 주관하며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및 뜨락에서 이날 오후 2시부터 모여 5시까지 기념집회와 행진 등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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