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보다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이유…과학적 입증
- 이준규 기자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남성(위)과 여성의 뇌 신경망도. 남성은 좌·우 각 뇌 안에서 앞뒤 간 연결이 많은 반면 여성은 좌·우뇌 간 연결이 많다.(자료제공=미국 국립과학협회보)© News1
</figure>"여자는 지도를 잘 볼 줄 모른다. 남자는 멀티태스킹이 잘 되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에 대해 무수히 들었던 흔한 이야기들이다.
과연 사실일까?
2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협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는 이 같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실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실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 펜실베니아대 페렐만 메디컬스쿨 연구진은 남성과 여성의 뇌신경 배선에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사상 최대 규모의 뇌의 각기 다른 부분들을 잇는 신경망도식화(커넥톰, connectome) 작업을 진행한 끝에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번 실험은 8세부터 22세의 여성 521명과 남성 428명, 총 949명의 뇌에 대한 확산텐서영상(DTI, Diffusion Tensor Imaging) 촬영을 통해 이뤄졌다.
DTI란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의 일종으로 물 분자의 운동을 활용해 뇌의 신경세포 줄기의 지도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연구결과 남성의 뇌신경 흐름은 한쪽 반구 내에서 앞뒤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인지와 통합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주어진 정보를 순간적으로 활용하는 주차나 집중력을 요하는 지도로 길 찾기 같은 한 가지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여성보다 나은 능력을 보여준다. 또 운동능력과 관련된 소뇌 활동이 뛰어나 스포츠에서도 높은 능력치를 보인다.
반면 여성의 뇌신경 배선은 분석력과 직관력에 도움이 되는 좌·우뇌 간 연결이 많았다.
이와 관련된 사회적인 지각력과 기억력에 뛰어나기 때문에 그룹 활동이나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따라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거나 전화를 하면서 요리를 하는 등의 일을 남성보다 더 잘한다.
연구를 진행한 라지니 버마 방사선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얻어진 신경망도는 남성이 특정한 일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반면 여성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현상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인 루벤 구르는 "남성과 여성의 뇌가 보이는 상호보완성은 꽤나 놀라운 일"이라며 "연구를 통해 얻어진 구체적인 신경망도는 남녀 간 사고의 차이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성별의 차이가 13세 이하의 어린이들 보다 14세 이상의 청소년이나 성인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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