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家' 움직인다…2016년 대선 향한 본격행보 시작?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열린 테리 맥컬리프 주지사 선거 후보자 지원유세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AFP=News1

</figure>두번째 대권을 향한 '클린턴가(家)'의 도전이 시작된건가.

국무장관직 사임후 '편안한 노후'를 즐기겠다며 대중의 눈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힐러리 클린턴이 정계에 재등장했다. 더우기 정치적 행사 참석을 가급적 자제해왔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마저 전면에 나서며 2016년 '부인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민주당 후보로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선 테리 맥컬리프 유세현장에 등장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고 대중연설을 하며 맥컬리프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20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도 맥컬리프 후보를 돕기 위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직접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클린턴 부부와 맥컬리프는 막역한 사이이다. 클린턴 대통령재임시절 맥컬리프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지내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이어 지난 2008년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캠프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러한 각별한 인연에도 불구, 클린턴 부부의 전면 등장은 "더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주변의 분석이다. 즉 2016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힐러리 클린턴의 행보가 본격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힐러리는 그동안 대권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음표'를 남겨왔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번 대중연설은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이후 5년만이다.

워싱턴 D.C. 교외 폴스처치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영웅과도 같은 환호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그의 연설은 버지니아 주 현안보다는 중앙 정치권을 비판하는데 집중됐다.

공화당 후보인 켄 쿠치넬리 버지니아주 법무장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공화당이 극보수주의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맥컬리프 후보를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와 부채 상한 등을 놓고 나뉜 정치권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칭송하면서 "정치인들이 초토화 전략을 선택했을 때, 그들이 이데올로기가 다른 모든 것을 이기는 '증거 없는 지역' 전략을 실행했을 때 버지니아를 비롯한 전국의 국민들이 그 결과를 느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버지니아 주민들이 분열된 정치에서 상식과 공통의 정치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컬리프 후보는 현재 쿠치넬리 후보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8~9% 가량 앞서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번 유세 참여로 인해 이 격차가 두 자리 수 이상 벌어질 것으로 AFP통신은 전망했다.

주지사 선거 지원유세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린턴 전 장관을 보기 위해 유세장을 찾았다.

유세장으로 향하는 무료 티켓은 순식간에 동났으며 700명 이상의 군중들이 유세 전에 '힐러리를 위해 준비하자'라는 구호가 적힌 버튼 달린 옷을 입는 행사를 진행했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가정폭력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케리 투시넌트는 "클린턴 전 장관을 보는 것은 나의 꿈이었으며 그녀는 모든 여성들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세 참가자인 타라 맥클러스키는 "클린턴 전 장관은 인간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여러 역경에 부딪혔지만 매우 잘 이겨냈다"며 "그는 리더다"라고 평가했다.

맥컬리프 후보도 "뒷좌석에 앉은 클린턴 전 장관을 소개하게 돼 행복하다"며 "그는 영감을 주는 사람이며 친구라 부를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쿠치넬리 후보 측은 맥컬리프 후보를 "대통령 침실 예약 담당자"라고 폄하하면서 "그간 연방정부의 이슈를 버지니아주로 가져오려는 의혹이 있었는데 바로 오늘이 그 증거"라고 비판했다.

아직 대선에 출마여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클린턴 전 장관은 "많은 선거를 치뤄봤다"며 "맥컬리프 후보는 언제나 그곳에 나와 함께 있어줬으며 그를 위해 지원유세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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