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하원의장 후보에 스컬리스…'야구장 피격' 강경파[피플in포커스]

트럼프 지원한 짐 조던 꺾고 하원의장 후보에 당선

미국 공화당이 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후보에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2023.10.1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스티브 스컬리스(58·루이지애나) 미 연방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11일(현지시간) 당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짐 조던 법사위원장을 꺾고 하원의장 후보로 당선됐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향후 열릴 본회의 표결에서 공석 2석을 제외한 전체 433석 중 과반(217석) 득표를 얻게 되면 미국내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직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으로 뉴올리언스 제퍼슨패리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가톨릭 학교인 대주교 럼멜 고등학교를 거쳐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정치학(부전공) 학위를 받았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1996년부터 루이지애나주 주 하원의원(3선) 및 상원의원을 거친 뒤 2008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에 9차례 당선된 중진 정치인이다.

그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를 지냈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장악한 올해 118대 의회에선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에 이어 당내 2인자인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는 매카시 전 의장과 오랫동안 함께 해 왔지만, 미 언론들은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매카시 전 의장의 잠재적 후계자 또는 경쟁자였던 만큼 두 사람이 수년간 뜨뜻미지근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스컬리스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하원 공화당의 원내 지도부에 있었던 만큼 굵직한 입법과 정책에 관여해 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캐나다 및 멕시코와의 신(新)나프타(NAFTA) 국회 비준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10년 루이지애나 인근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추시설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사고로 인한 기름유출 사고 당시 벌금을 해안 복구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초당적인 입법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성향이 강한 정치인으로 분류되며 오랜 정치 인생에서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역경을 이겨낸 경험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6월 의회 야구경기 연습 도중 '반(反)트럼프' 성향 괴한의 총격으로 엉덩이에 총상을 당해 한때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가 입원 치료를 거쳐 그 해 9월 의회에 기립박수 속에 복귀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총기 공격 피해자임에도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고, 총기 규제 입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2017년 10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총기 사건이 총기 권리에 대한 그의 생각을 "강화시켰다"고 밝혔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지난 8월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는데, 그는 이를 "매우 치료 가능한" 혈액암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지난 9월말 화학요법 후 "암이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그는 또 2002년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 핵심 관계자가 만든 단체에 연설자로 나섰다가 비판을 받자, 해당 단체의 인종적·종교적 관점에 반대하며 자신의 실수를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부정한 바도 있다.

만약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과반 득표를 얻어 하원의장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그는 당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막기 위해선 오는 11월17일 이전에 2024회계연도 정식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백악관 및 민주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과 20개월 가량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예산이 포함되길 원하지만, 공화당 강경파들은 미국인들의 피로감에 편승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일가에 대한 탄핵 조사도 쉽지 않은 문제다.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부정행위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이 부통령 시절 내린 정책 결정으로 사적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우리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우리는 다시 하원을 열어야 한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하원의장 선거 출마 당시 당내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저는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는 곳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콘퍼런스내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은 입증된 실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